코스피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5일 3개월여 만에 장중 26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닥 지수도 750선이 위태롭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9시 2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06.04포인트(3.96%) 내린 2570.15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600선 밑에서 움직인 건 지난 4월 19일 이후 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89포인트(2.42%) 내린 2611.30에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오전 9시 47분 현재 삼성전자(-4.40%), 에스케이(SK)하이닉스(-2.66%), 현대차(-3.28%), 기아(-4.67%), 셀트리온(-2.21%), 케이비(KB)금융(-4.57%) 등이다.
기관은 1308억 원, 개인은 3975억 원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5424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코스피200선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멈췄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5%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사이드카 발동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 거래일종가보다 18.65포인트(5.08%) 하락한 348.05였다.
코스닥은 이날 오전 9시 1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6.04포인트(3.34%) 내린 753.29를 기록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 오른 135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가 2거래일 연속 급락한 점이 국내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51% 떨어진 39737.2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4%, 나스닥지수는 2.43% 하락했다. 이틀 연속으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대폭 하락했다.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친 가운데 지난달 실업률도 4.3%로 예상치를 상회,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증시의 반도체 모임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급락세를 이어가 전일 대비7.14% 급락한 4859.59포인트를 기록한 데 이어 2일에도 5.18% 내렸다.
한편 정부는 미국 증시 급락에 따른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과 관련해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윤인대 기재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컨퍼런스콜을 개최해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주 후반 들어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 주요 기업 실적 악화, 그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등으로 미국 증시가 큰 폭 하락하면서 우리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등 불확실성도 여전한 만큼 높은 경계심을 가지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필요하면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관계기관이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외환ㆍ채권시장 선진화, 공급망 확충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우리 자본ㆍ외환시장의 체력을 강화하고 대외안전판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