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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상관없이 수혈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보라색 피’

  • 카드 발행 일시2024.08.05

🎥 이번 영상에서 다룬 내용

역사에 기록된 첫 번째 수혈은 1490년경 로마에서 행해졌다고 한다. 한 유대인 의사가 병을 앓고 있는 교황 인노첸시오 8세에게 소년 세 명의 피를 수혈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그게 수혈이었는지 피를 마신 건지는 확실치 않다. 피의 대가로 금화를 받기로 했던 소년들은 사망했다. 교황도 오래 가지 않아 선종했다. 이게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도 역시 분명치 않다.

첫 수혈의 ‘과학적’ 기록은 1667년 프랑스 의사 장 밥티스트 드니가 15세 소년의 혈관에 양의 피를 주입한 것이다. 이후 몇 번 더 시도가 있었지만, 프랑스 법원은 수혈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동물의 피가 인간을 타락시킬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인간의 피를 인간에게 안전하게 수혈한 건 고작 100년밖에 안 됐다. 1900년 오스트리아 화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가 혈액형을 발견하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혈이 시작됐다. 하지만 인간의 피를 뽑아 인간에게 다시 넣는 수혈은 늘 공급 부족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1950년대부터 인공 혈액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적혈구라는,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세포를 모방하는 건 역경의 연속이었다. 적혈구는 핵과 미토콘드리아가 없는 세포로 질소와 산소의 투과를 조절하는 절묘한 막 구조를 갖고 있다. 그 막을 통해 안에 가득 들어찬 헤모글로빈의 산소 전달이 가능하다.

수십년 시행착오 끝에 최근 일본의 한 연구팀이 인공 적혈구를 만들어 임상 1상에 성공했다. 많은 양을 주입한 건 아니지만 큰 부작용이 없었다. 인간이 손수 피를 제조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목차
① 보라색 혈액
② 인공 혈액 어떻게 가능했을까
③ 혈액형 상관 없다

일본 연구팀이 인공 적혈구를 제조하는 데 성공해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람 피를 실험실에서 만드는 시대가 온 것이다. 사진 일본 나라현립의대병원

일본 연구팀이 인공 적혈구를 제조하는 데 성공해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람 피를 실험실에서 만드는 시대가 온 것이다. 사진 일본 나라현립의대병원

※아래 텍스트는 영상 스크립트입니다.

💜보라색 혈액

우리가 헌혈한 피는 귀중한 목숨을 구하는 데 쓰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적혈구는 그리 오래 살지 못합니다.
혈액의 유효 기간은 35일이고, 그 이후엔 폐기됩니다.
수많은 사람이 헌혈해도 의료기관에서 헌혈을 독려하는 이유죠.

유효기간이 짧은 건 적혈구 때문입니다.
적혈구는 산소를 배달하는 헤모글로빈을 막으로 감싼 구조입니다.
그런데 그 막을 유지하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합니다.
몸속에선 120일 정도 살지만, 몸 밖으로 나오면 빨리 망가지죠.

그래서 오래가는 인공 적혈구를 만드는 건 인류의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 나라현립의대병원 연구팀이 인공 적혈구를 개발해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보라색, 장미색을 띤 액체가 바로 인공 적혈구입니다.

일본 나라현립의대병원이 제조한 인공적혈구제제. 산소가 제거된 상태의 헤모글로빈이 담겨 있어서 색깔이 짙은 붉은색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다. 사진 일본 나라현립의대병원

일본 나라현립의대병원이 제조한 인공적혈구제제. 산소가 제거된 상태의 헤모글로빈이 담겨 있어서 색깔이 짙은 붉은색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다. 사진 일본 나라현립의대병원

“우선, 보라색이라는 색이 왜 나왔냐면요.
특히 LED 광원에서 나온 빛을 비추면 그렇게 보라색으로 보여요.
이 색은 디옥시헤모글로빈의 색이에요.
디옥시헤모글로빈이라는 건 산소를 완전히 제거한 색깔이 나타나죠.
밀봉한 걸 풀어서 산소에 노출시키면 밝은 빨간색으로 변합니다.”
(사카이 히로미 일본 나라현립의대병원 화학과 교수)
(※이하 통역: 홍선영)

이 인공 적혈구는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고,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까요.
인공 적혈구를 개발한 일본 연구팀과의 인터뷰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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