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다. 낙담은 기본, 아예 주저앉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금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도 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김아영 이화여대 명예교수(심리학과)는 “실패를 견디는 힘, 실패내성(Failure Tolerance)이 각자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패내성이 높을수록 실패 후 우울감, 수치심 같은 부정적 감정을 빠르게 극복합니다.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과 전략도 세우죠. 다음번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김 교수는 실패에 천착한 교육심리학자다. ‘건설적 실패 이론’의 창시자 마거릿 클리드 미국 아이오와대 교수의 조교로 일한 게 계기였다. 건설적 실패 이론에 따르면, 실패 경험도 긍정적일 수 있다. 그 핵심엔 실패내성이 자리 잡고 있다. 김 교수는 ‘학업 실패내성 척도’를 개발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학습 과정에서 어떤 감정 반응과 행동을 보이는지를 통해 실패 내성을 측정하는 척도다. 실패내성과 관련한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망라해 『실패는 나의 힘』이란 책을 쓰기도 했다.
김 교수는 “실패내성은 성취도와 행복감과도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실패를 잘 다룰수록 더 행복하고, 더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과 행복의 열쇠, 실패내성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지난 18일 김 교수를 만나 물었다.
목차
Intro. 실패로 성공을 이끄는 힘, 실패내성
Part1. 실패담을 나눠라
Part2. 실패 원인과 목표를 바꿔라
Part3. 스스로 결정하게 하라
📌Part1. 실패담을 나눠라
1960년대 미국 심리학계엔 ‘학습된 무기력’이란 개념이 등장한다. 하릴없이 전기 충격을 받아야 했던 개가 이후 고통을 피할 수 있게 됐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당하고만 있던 실험 결과는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김 교수는 “반복된 실패가 무력감을 조장한다는 이론이 퍼지면서 실패에 대한 공포와 거부 반응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실패를 피하기만 하면 더 무력해질 수 있다”고 했다. “실패내성을 키우려면, 실패란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