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없이 숨통 죄는 '습한 폭염'…'체감 30도' 수퍼 열대야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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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열대야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열대야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모습. 연합뉴스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폭염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복인 25일 서울은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졌고, 밤에는 체감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슈퍼 열대야’가 나타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4.1도, 체감온도는 35.7도까지 올랐다. 전날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내려졌던 폭염 경보는 전국으로 확산했다. 경기도는 31개 시군 중 29곳에 폭염 경보가 발표됐다. 나머지 지역에도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폭염주의보 33도) 이상인 날씨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대에 국지성 호우가 내리고 있다. 뉴스1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대에 국지성 호우가 내리고 있다. 뉴스1

서울과 경기 북부, 충남, 전남, 경남 내륙을 중심으로는 곳곳에 소나기가 쏟아지며 습도도 높은 상태다. 습한 날씨 탓에 최고 체감온도는 더 올라 끈적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후 3시 기준 경기도 안성은 최고 체감온도가 38도까지 올랐다. 경기 의왕, 용인도 37도를 넘겼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는 최고 체감온도 35도를 넘긴 지역이 속출했다.

두 고기압에 갇힌 열기…‘슈퍼 열대야’ 가능성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열대야도 극심하다. 지난 밤 강원도 강릉의 최저기온은 29.1도였고, 서울(중랑구)도 27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에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밤 기온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폭염과 열대야의 기세는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날 두 개의 거대 고기압(티베트고기압,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대기 상·하층을 동시에 덮기 시작하면서 전형적인 폭염의 기압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일사량은 강한데, 낮 동안 쌓인 열기가 두 고기압에 갇혀 빠져나가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이런 기압계 상태가 이어지면서 폭염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5일 오후 4시 15분 기준 전국에 내려진 폭염 경보.

25일 오후 4시 15분 기준 전국에 내려진 폭염 경보.

밤사이 최저기온이 열대야 기준(25도 이상)을 넘어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슈퍼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26일 광주광역시와 제주 서귀포 등 남부 일부 지역에는 최저 체감온도가 30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서울의 경우, 밤사이 최저기온이 27도를 기록하겠고, 체감온도는 29도로 더 높을 전망이다.

장마 종료, 태풍이 변수…남부 많은 비 예고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대로 우리나라를 완전히 덮으면, 장마가 종료되면서 폭염이 더 악화할 수 있다. 민간 기상업체인 케이웨더는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평년보다 강하고 한반도 주변 수온도 높은 상태”라며 “장마가 종료되면 기온이 계속 올라 올여름 중 40도 넘는 지역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5일 서울 시내에 소나기가 내리는 모습. 연합뉴스

25일 서울 시내에 소나기가 내리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현재는 태풍 ‘개미’가 기압계에 영향을 주고 있어 장마 종료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기상청은 설명한다. 현재 태풍 개미는 대만을 지나, 중국 푸저우 상륙을 앞두고 있다. 개미가 28일쯤 중국 내륙에서 소멸할 때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다소 축소하면, 우리나라에 다시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제주도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는 27일까지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비구름대가 발달하면서 전남과 경남에는 30~80㎜(많은 곳 150㎜ 이상), 제주도는 80~150㎜(많은 곳 4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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