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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진행한 7월 18일은 ‘복싱 영웅’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 명예회장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정확히 40년 전 1974년 7월 3일, 그는 남아공 더반에서 아널드 테일러를 상대로 15라운드 판정승을 거두고 WBA 밴텀급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경기 직후 방송사가 주선한 모친과의 전화 통화에서 “엄마야 나 챔피언 먹었다”고 외친 게 온 나라에 회자됐다. 그리고 보름 만인 7월 18일에 귀국해 한국 땅을 밟았다.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환영 인파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모친과 함께 박정희 대통령이 내려준 무개차에 올라 서울시청까지 카퍼레이드를 했다. 차량이 지나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홍수환 만세”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홍 명예회장은 청와대를 방문해 박 대통령으로부터 훈장도 받았다. 당시 상황에 대해 대한뉴스는 “박 대통령은 육군 일등병인 홍 선수에게 ‘군인으로서 국토방위의 임무를 다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운동을 통해 국위를 떨쳤으니 더욱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라 치하했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40년 전 오늘이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난다”며 잠시나마 감회에 젖은 홍 명예회장은 “그날도 오늘처럼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우중에도 길거리에 나와 환호와 박수를 보내준 국민의 진심 어린 응원을 바탕으로 3년 뒤 ‘4전5기’ 신화도 쓸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부러운 만큼 깊어진 고민
홍 명예회장은 최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파나마에 다녀왔다. 호세 라울 물리노 신임 파나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체류 기간 중 로베르토 두란 전 세계복싱협회(WBA) 챔피언, 길베르토 멘도사 WBA 회장 등 현지 복싱계 인사들과 만나 양국 스포츠·문화 분야 교류 활성화 방안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