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식지원 종료"에 들이받은 아리셀 유족…공무원은 피멍 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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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에게 밀려 넘어지는 화성시청 팀장급 공무원. 연합뉴스

유족에게 밀려 넘어지는 화성시청 팀장급 공무원. 연합뉴스

아리셀 화재 사건의 유족들이 화성시의 숙식 지원 종료 방침과 관련해 시장실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로 인해 공무원 4명이 다치면서 시청 내부 익명 게시판에는 유족을 비판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10일 시청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 27분 한 공무원은 익명 게시판에 올린 '우리도 자존심이란 게 있으면'이란 제목의 글에서 "우리 시는 직원들 밤낮으로 고생하면서 (유족)편의 봐주고 지원해왔는데 이렇게 사람 폭행하는 거 보면 오늘 분향소 다 철거하고 지원 싹 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 직원 폭행당하는 영상'이라며 유튜브 동영상 주소를 달았다.

공무원들은 댓글을 통해 "충격이다. 우리는 맨몸으로 당해야 하는 건가", "자존심 다 무너졌다", "근조 리본 달지 않을테니 강요하지 말아달라", "이런 취급까지 받아야 하는지 자괴감 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리셀 화재 사건의 유족들과의 물리적 충돌로 화성시청 공무원 팔에 멍이 든 모습. 연합뉴스

아리셀 화재 사건의 유족들과의 물리적 충돌로 화성시청 공무원 팔에 멍이 든 모습. 연합뉴스

시장실 앞 충돌 사태는 시청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요구로 확산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조 화성시지부에 소속된 일부 공무원은 아리셀 대책위에 민주노총 관계자가 포함된 만큼 항의 차원에서 민주노총을 탈퇴하자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전공노 화성시지부장은 '화성시지부 지부장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지부장은 글에서 "금일 폭행 사고로 인해 상처 입으신 조합원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우리 지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대책위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가해자의 사과와 재발 방지도 요구했다"고 했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적인 폭력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며 "우리 지부는 어떤 단체든 조합원에 대한 불법행위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유족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아리셀 피해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시장실 진입 과정에서 공무원도 다쳤지만 유족들도 다쳤다"며 "사태가 종료된 이후 공무원들과 그 상황에 대해 대화를 했고 어제 저녁 개최한 추모제에서 (충돌에 대해) 유감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은 아래 공무원들을 앞세우고 시장은 빠져 있는 모습에 화가 났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일 화성시가 사망자 유족에 대한 숙식 지원을 직계존비속·형제자매만 오는 31일까지 연장하고, 친인척·지인 등은 10일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일부 유족은 항의 차원에서 시장실 진입을 시도하다가 공무원들과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청경을 포함해 공무원 4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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