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다리 절단할 뻔 했다…‘닥터 김사부’ 만난 아빠의 춤

  • 카드 발행 일시2024.07.11

살아낸 환자, 살려낸 의사

살아낸 환자, 살려낸 의사를 내 관심에도 추가해드렸어요.

몽골 청년 발진냠(오른쪽)과 아버지 바트. 발진냠은 2010년 낙마해 중상을 입었고, 현지 의료진이 다리를 잘라야  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경기도 남양주 현대병원 김부섭 원장이 다섯 차례 수술 끝에 다리를 살렸다. 바트는 "김 원장이 아들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울란바토르=신성식 기자

몽골 청년 발진냠(오른쪽)과 아버지 바트. 발진냠은 2010년 낙마해 중상을 입었고, 현지 의료진이 다리를 잘라야 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경기도 남양주 현대병원 김부섭 원장이 다섯 차례 수술 끝에 다리를 살렸다. 바트는 "김 원장이 아들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울란바토르=신성식 기자

5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구도심에 문을 연 '몽골 현대병원'에서 24세 청년 발진냠을 만났다. 이 병원은 경기도 남양주시 현대병원(중앙대의료원 교육협력병원)의 자(子) 병원이다. 김부섭 원장이 2009년부터 15년 의료 봉사를 하다 성에 안 차 아예 차렸다. 김 원장은 지난 15년간 몽골의 정형외과 중증 환자 1500여명을 수술했다.

발진냠은 지난 5일 오후 몽골 현대병원 1층 진료실로 들어올 때 걷는 게 약간 불편해 보였다. 청바지를 걷어 올리자 얇은 오른쪽 다리가 드러났다. 하마터면 사라질 뻔했던 다리다. 김 원장이 살려낸 다리였다.

9살에 낙마, 오른쪽 다리 으스러지다 

발진냠은 2010년 6월 9살 때 말에서 떨어졌다. 울란바토르 동쪽 600㎞ 떨어진 아르 항갈이라는 시골에서 벌어진 일이다. 머리를 심하게 다쳤고, 다리가 만신창이가 됐다. 오른쪽 정강이의 큰 뼈(경골)와 작은 뼈(비골) 등이 으스러지고 부러졌다. 뼈가 튀어나오고 훤히 들여다보이는 개방성 골절이었다. 힘줄·혈관·피부 등 연부(軟部) 조직도 사라졌다.

시골에 응급실은커녕 제대로 된 의사가 없었다. 의료인 역할을 하던 동네 어른의 처치를 받았다. 의사가 아니다. 그는 발진냠의 다리에 붕대를 칭칭 감았다고 한다.

발진냠은 "붕대를 너무 세게 감아서 피가 잘 안 통하고 이상해서 울란바토르로 옮겨졌다"고 말한다.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제대로 된 처치를 하지 않아 정강이 아랫부분이 죽어가는 괴사 상태로 악화했다. 열흘여 만에 울란바토르 국립외상센터로 이송됐다.

그때 김부섭 원장을 만났다. 김 원장은 2009년부터 월 1~2회 몽골 의료봉사를 갔다. 금욜 오후에 날아가 토~일 이틀간 죽도록 수술만 하고 돌아왔다. 10~15건 수술했다.

"다리를 절단하는 것 외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