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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과AI 기업의 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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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자사의 인기 서비스인 G메일에 넣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메일 작성이 많은 직장인의 기본 업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를 도와주는 AI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구글은 여기에 직접 제작한 제미나이를 사용한다. 경쟁 기업인 애플도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에 AI 서비스를 넣는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지만, 아직 쓸 만한 자체 AI 모델이 없는 애플은 오픈AI에서 개발한 GPT-4o를 사용하게 된다.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AI를 갖고 있는지, 그 AI를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애플은 오픈AI의 서비스를 채택하기 전에 메타가 개발한 AI의 도입도 고려했지만, 개인정보 보호가 기대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포기했다고 한다. 메타는 소셜미디어 서비스에서 AI를 사용하지만, 자체 모바일 플랫폼이 없기 때문에 애플과의 협업을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애플은 중국에서 오픈AI의 사용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바이두와 같은 다른 AI 서비스를 제공할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바이두는 애플과의 협업을 간절히 바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일찍 오픈AI에 투자하면서 챗GPT를 자체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었지만, 애플처럼 철저하게 통합, 관리되는 플랫폼 기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결국 플랫폼을 가진 기업과 AI를 가진 기업이 자기 카드를 들여다보며 이점을 극대화하고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과거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지도 서비스가 없던 애플이 구글 지도를 사용하던 것처럼, 상황이 여의찮으면 남의 AI를 가져다 사용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경쟁사가 자기 AI를 사용하게 해서 서비스를 빨리 발전시켜야 한다. 또다시 합종연횡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