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엔화 반등에 베팅한 당신, 옛 일본만 기억하는 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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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일본 엔화 가치가 언제 반등할지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습니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관심을 갖는다는 얘기를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미 달러화와 일본 엔화는 비상금이자 안전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선 이런 관심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부쩍 늘었습니다. 3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엔화 가치 반등에 베팅하는 듯합니다.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국내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1594억엔 늘어난 1조2924억엔에 달합니다. 연초에 엔화를 샀다면 현재 7% 가까이 손실이 났습니다. 그런데 엔화 가치가 언제 반등할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당분간 엔화 가치 반등이 어려워 보이는 첫째 이유는 일본 경제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잘해서입니다. 미국 경제는 중국 따돌리기에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일 만큼 뜨겁지요. 그래도 중국은 세계 경제 2위를 지키며 5% 성장률을 보입니다. 한국과 동남아시아 경제도 과거와 다릅니다.

둘째는 강달러의 위력입니다. 엔화는 안전자산에서 어느 정도 밀려나고 미 달러화가 원톱이 된 형국입니다. 일본 경제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퍼 엔저의 충격은 더욱 심각합니다. 엔화 가치 급락으로 수입물가가 올라 물가상승률이 연중 2% 후반까지 치솟자 일본의 실질임금은 지난 4월까지 25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됐지요. 일본 경제의 상대적 열세와 강달러의 충격 때문입니다.

한국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한국은 지난달 월간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고(134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수퍼 엔저의 영향을 안 받는 유일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출 시장에서 경합 관계에 있는 다른 분야에선 한국 수출에 악재가 됩니다. 수퍼 엔저의 두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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