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으로 늘 붐볐던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 일부 지역에서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오후 5시 이후 관광객 통행 제한'을 실시한다.
종로구는 1일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관광문화의 정착을 위해 '북촌한옥마을'을 전국 최초의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관광진흥법에 의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 차량·관광객 통행 제한이 가능해진다. 위반 시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다.
이런 조치는 북촌한옥마을에 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려 발생하는 소음과 자연환경이나 주민 생활환경 훼손 등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구는 2022년 11월부터 작년 말까지 북촌 영향권역 일대를 대상으로 '특별관리지역 지정 및 관리대책 수립 연구'를 추진하고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에 특별관리지역 지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구는 대상지를 삼청동, 가회동 일부를 포함한 북촌 지구단위계획구역(112만8372.7㎡)과 동일하게 설정했다. 주민 불편 수준에 따라 ▶레드존 ▶오렌지존 ▶옐로우존 ▶전세버스 통행 제한구역 등으로 분류했다.
방문객 유입이 가장 많은 북촌로11길(3만4000㎡)은 레드존으로 정했다. 관광객들은 이에 따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방문할 수 있다.
북촌로5가길(2만6400㎡)과 계동길 일대(3만4000㎡)는 소음 등을 유발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계도 활동이 집중되는 오렌지존이다. 통행 제한 시간은 없다.
주민 민원이 증가하기 시작한 북촌로12길(1만1700㎡)은 집중 모니터링 지역인 옐로우존이다. 방문객 실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에 계도를 강화한다.
구역별 통행 제한 조치는 올 하반기 조례 개정을 마치면 10월부터 계도기간을 갖고 2025년 3월 시간 외 제한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전세버스 불법 주정차가 잦은 안국역사거리에서 삼청공원 입구까지의 북촌로 1.5㎞ 구간(2만7500㎡)은 전세버스 통행제한구역으로 정해졌다. 교통규제심의, 교통안전시설 설치공사, 자동차 통행 관리 시스템 설치 등을 거쳐 2025년 7월부터 전세버스 통행을 제한한다. 이후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 2026년 1월부터 시행한다.
이와 동시에 북촌에서 최대 1.5㎞ 반경을 중심으로 전세버스 승하차장을 조성, 차량 중심에서 보행 중심의 여행 패턴 변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정문헌 구청장은 "과잉 관광으로 북촌 주민 반발과 인구 감소가 매우 심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국내 최초 특별관리지역을 지정하게 됐다"며 "특별관리지역 정책이 주민 정주권을 보호하면서도 지역경제와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