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기세예요. 자신감이 있어야 말이 나와요. 그러려면 귀가 뚫려야 합니다. 들려야 자신감도 생기죠.
‘엄마표 영어’라는 말을 만들어낸 남수진 작가는 “일정량 이상 듣고 읽지 않으면 절대 말문은 트이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단어를 암기하는 식으로 영어를 공부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영어는 수학 공부하듯 파닉스 원리를 익히고, 단어를 외우고, 문제를 푸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모국어를 배울 때처럼 날마다 일정 분량을 듣고, 읽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새벽달’. 아이 영어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이 이름의 주인공이 바로 남수진 작가다. 중국어를 전공한 그는 자신이 배운 ‘3세 전후 아이의 언어 습득 방식’을 두 아들에게 실천해 보고 싶었다. 모국어와 영어, 중국어까지 3중 언어를 습득시키는 게 목표였다. 영어는 한마디도 못했던 그가 ‘엄마표 영어’에 뛰어든 이유다. 그는 두 아들에게 수학 가르치듯 영어를 가르치지 않았다. 그저 영어에 노출되도록 환경을 만들었을 뿐이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원어민이 보고 듣는 것만큼’ 노출한다는 게 그것이었다. 그 결과 20대인 두 아들은 별다른 사교육 없이도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갖췄다.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엄마표 영어 20년 보고서』 『엄마표 영어 17년 실전노트』 등을 쓰기도 한 그는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있는 시기는 10세까지”라며 “딱 10년만 고생하면 손 뗄 수 있다”고 말한다. 대체 어떻게 영어에 노출하면, 그게 가능한 걸까? 지난달 7일 남 작가를 만나 물었다.
Intro 영어유치원 다녀도 말문 안 트인 까닭
Part 1 듣기: 원어민만큼 들어야 말도 한다
Part 2 읽기: 모르는 단어는 유추하라
Part 3 말하기: 모국어부터 유창하게
🔤 듣기: 원어민만큼 들어라
‘어떤 언어든 많이 노출될수록 더 잘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아이를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 이하 영유)에 보내고, 해외 연수를 보내는 건 그래서다. 하지만 남 작가는 “영유에서 듣는 양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특히 노출되는 주제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 영유에선 모든 소통을 영어로만 하잖아요. 그런데도 많지 않다고요?
- 주고받는 대화의 양도 적지만, 무엇보다 그 주제가 제한적이라는 게 문제예요. 학습이 목표라 그렇죠. 일정 기간 안에 끝내야 할 학습 분량이 있다 보니 베테랑 원어민 강사라도 같은 단어와 문장, 그리고 표현을 반복해서 쓸 수밖에 없어요. 더군다나 영어를 쓸 때 아이는 편안한 상태가 아니에요. 원어민 선생님도 낯선데, 영어로만 대화해야 하니 긴장될 수밖에요. 불안하고 긴장된 상태에서 영어가 귀에 들어올까요? 제가 집에서 영어를 가르친 건 그래서예요. 가장 편한 장소에서, 가장 편한 상태로 영어를 접하게 하고 싶었거든요.
- 집에서 영어를 어떻게 접하게 하면 될까요?
- 재미가 가장 중요합니다. 몸으로 놀면서 영어와 친해지면 좋죠. 두 가지 방법을 추천합니다. 하나는 엄마가 아이 말을 통역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