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2단계 7→9월 연기…“자영업·PF 어려움 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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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이 오는 9월로 늦춰졌다. 25일 금융위원회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일을 다음 달 1일에서 오는 9월 1일로 연기하는 ‘하반기 스트레스 DSR 운용방향’을 발표했다.

가장 큰 배경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경기 둔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착륙 우려가 커지는 점도 고려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경우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대출이 줄어드는 차주가 약 15% 정도로 분석됐다”면서 “서민·자영업자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범정부적 자영업자 지원대책’이 논의되는 상황과 이달 말부터 시행되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을 고려해 제도 시행을 늦췄다”고 밝혔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스트레스 DSR은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한도를 더 줄이는 제도다. 금리 상승기에 변동 금리 대출 상품의 원리금 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아예 대출을 받을 때부터 금리 상승에 따른 원리금 증가분을 미리 한도에서 빼겠다는 취지다. 이때 적용하는 가산금리는 대출 한도 계산에만 쓰는 것으로 실제 대출금리에는 부과되지 않는다.

스트레스 금리는 5년간 최고 금리에서 현재 금리를 뺀 값으로 하한(1.5%)과 상한(3%)을 넘지 않게 했다. 스트레스 금리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매년 2회 주기적으로 변경된다. 다만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 시행 첫해인 올해는 스트레스 금리를 25%(1단계)→50%(2단계)→100%(3단계) 총 3단계에 걸쳐 순차적으로 올릴 예정이다. 이에 이미 지난 2월부터 1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돼 0.38%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 중이다.

2단계 시행하면, 주담대 한도 수천만원 줄어

스트레스 DSR 2단계와 3단계가 본격 시행되면 대출 한도는 더 줄어든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인 A씨가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으로 4% 금리(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기존 DSR 40%를 적용하면 최대 3억988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1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으로 가산금리(0.38%포인트)가 부과되면서 대출 한도는 3억7700만원으로 2180만원 감소했다. 같은 조건에서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가산금리가 상승(0.38→0.75%포인트)해 대출한도는 이보다 2000만원이 더 줄어든다. 100%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3단계 때는 약 1억원 가까운 대출 한도가 감소할 수 있다.

2단계 스트레스 DSR부터는 적용 대출과 금융사도 확대된다. 원래 1단계 때는 1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2단계부터는 1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과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할 방침이다. 3단계부터는 모든 1·2금융권 대출로 확대한다.

금융위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은행권 및 2금융권 주담대는 대출유형에 따라 약 3~9% 수준의 한도감소가, 신용대출은 금리 유형 및 만기에 따라 약 1~2% 수준의 한도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스트레스 DSR로 인해 실제 대출한도가 제약되는 고DSR 차주 비중은 약 7~8% 수준”이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제도 시행 연기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연기가 ‘대출 막차’를 타라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런 식으로 제도 시행을 늦추면 시장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대출 한도 제한을 못 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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