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TV토론, 과거와 다른 3가지…“초반 레이스 흔들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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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을 벌이게 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첫 TV 토론을 벌인다. 사진은 지난 2월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컬럼비아에서 지지 유세를 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1월 27일 같은 곳에서 지지 유세를 한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을 벌이게 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첫 TV 토론을 벌인다. 사진은 지난 2월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컬럼비아에서 지지 유세를 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1월 27일 같은 곳에서 지지 유세를 한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선거전의 중요 변수가 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이 27일 오후 9시(현지시간) 열린다. 대선 후보 토론은 미식축구 결승전인 수퍼볼만큼 미국 국민을 TV 앞으로 불러모으는 대형 이벤트다. 2016년 대선 때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민주당)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공화당) 간 첫 TV 토론에는 8400만여 명이 시청(시청률 47.6%)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20년 대선 때에도 당시 조 바이든 후보(민주당)와 트럼프 후보 간 첫 TV 토론에 7300만여 명이 시청(시청률 40.2%)한 것으로 나타나 역대 최다 시청자 기록 3위에 랭크됐다.

과거에 비하면 TV 토론이 대선에 미치는 영향력이 차츰 줄고 있다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이벤트다. 23일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역대 대선에서 ‘TV 토론이 표심 결정에 매우 도움이 됐다’는 답변율과 ‘다소 도움이 됐다’는 답변율은 ▶2000년 25%ㆍ37% ▶2004년 24%ㆍ38% ▶2008년 28%ㆍ39% ▶2012년 29%ㆍ37% ▶2016년 25%ㆍ38%로, 둘을 합친 긍정 답변율은 꾸준히 62~67% 사이를 기록하고 있다(2020년은 해당 설문조사 없음).

이번 대선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초접전 양상인 만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찌감치 자체 리허설과 전략 회의 등 실전 모드를 가동하며 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CNN 주최로 90분간 진행될 첫 TV 토론은 과거와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이 많아 초반 대선 구도에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①역대 토론 중 가장 이른 시점

일단 이번 TV 토론은 대선 후보 간 TV 토론이 처음 도입된 1960년 이후 가장 빠른 시점에서 치러진다. 1988년 이후 역대 TV 토론은 초당적 기구인 대통령토론위원회가 주관해 대선 한두 달 전인 9월에서 10월 사이 개최됐다. 이전보다 서너 개월 앞당겨진 시점에 치르게 됐다.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이 필요한 바이든 대통령 측과 성추문 입막음 사건 유죄 평결 등 사법 리스크 수렁에서 탈출이 시급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TV 토론에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무소속 후보 등 제3 후보의 참여가 배제된 상태에서 바이든과 트럼프가 펜과 백지, 물 한 병만 들고 입장해 ‘1대1 진검 승부’를 벌인다. 제3 후보가 어느 쪽에 득이 될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양측의 셈법이 작용한 것이란 평이 나온다. ABC 방송이 주관하는 두 번째 TV 토론은 오는 9월 10일 열린다.

2020년 9월 29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 참석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ㆍ공화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2020년 9월 29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 참석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ㆍ공화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②어느 때보다 높은 ‘더블 헤이터’

이번 TV 토론은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미 유권자 넷 중 하나일 정도인 역대급 비호감 대결 구도 속에 치러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 5월 13~19일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바이든만 호감’, ‘트럼프만 호감’ 답변 비율이 각각 34%, 36%에 달한 반면 ‘바이든과 트럼프 둘 다 비호감’이라는 응답 비율은 25%에 달했다.

지난 3월 8~11일 USA투데이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 모두에게 거부감을 가진 유권자가 15%에 달했으며 지지 후보가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는 부동층 비율은 25%를 기록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두 명의 후보나 소속 정당 모두를 싫어하는 ‘더블 헤이터’(Double Hater)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갈라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TV 토론은 유권자들이 사실상 지지 후보를 마음속으로 정해둔 상태에서 자신의 지지 이유를 강화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덜 싫은 후보’를 고르기 위해 후보자 자질과 리더십, 정책 능력 등을 두루 살펴보고 비교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③트럼프 러닝메이트 깜짝 공개 가능성

과거 TV 토론은 통상 대선이 있는 해 7~8월 대통령ㆍ부통령 후보를 확정짓는 전당대회 뒤에 열렸던 만큼 대선 러닝메이트 구도가 짜여진 상태에서 치러졌다. 하지만 이번 TV 토론은 전당대회(공화당 7월 15~18일, 민주당 8월 19~22일) 전에 열리는 만큼 공화당 소속 트럼프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개최된다.

더그 버검 미국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지난 5월 11일 뉴저지주 와일드우드에서 열린 집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더그 버검 미국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지난 5월 11일 뉴저지주 와일드우드에서 열린 집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J D 밴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3월 16일 오하이오주 반달리아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J D 밴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3월 16일 오하이오주 반달리아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음 속으로 낙점한 부통령 후보가 첫 TV 토론장에 나올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방문해 부통령 후보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내 마음속에선 이미 결정됐다”며 해당 부통령 후보가 27일 TV 토론 장소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NBC 방송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TV 토론장에 부통령 후보를 ‘깜짝 공개’할 경우 주목도를 높이며 토론전 기선 제압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와 짝을 이룰 부통령 후보군에는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J D 밴스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상 공화당) 등 3명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버검 주지사, 밴스 의원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라고 NBC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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