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전대 달아오르자 군기잡는 정진석…"참모들 함부로 말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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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ㆍ정ㆍ대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ㆍ정ㆍ대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주요 후보들의 출사표로 막이 오른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참모들에게 “전당대회와 관련해 조율되지 않은 어떠한 대통령실 메시지도 내지 말라”고 지시했다. 정 실장은 이날뿐 아니라 최근 주요 회의 때마다 이런 메시지를 강조하는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용산은 전당 대회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수석과 비서관뿐 아니라 실무 행정관도 전당대회 관련 언급은 하지 말라는 것이 정 실장의 지침이자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인 정 실장의 군기 잡기는 주요 후보(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들 사이에서 ‘윤심(尹心)’ 논쟁이 일어 당·정 갈등이 부각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국민에게 그런 모습으로 비치는 것 자체가 여권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특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지며 해병대원 특검법 수정안 제시를 언급한 뒤 당·정 갈등설이 부각되자 대통령실은 “전당대회 결과로 나타나는 당원과 국민의 명령에 충실하게 따를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며 반응을 최소화했다. 이 문구도 정 실장이 직접 다듬었다고 한다.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일부 용산 참모의 반발이 있었던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3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로 당선됐던 전당 대회와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를 맡았던 총선 기간 당무 개입 논란에 휘말렸다. 전당대회에선 대통령실이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논란으로, 총선 기간엔 윤석열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의 중도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때마다 정국은 요동쳤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보훈요양원을 방문해 '영웅의 제복' 재킷을 입은 6·25 참전 국가유공자 이진용 어르신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보훈요양원을 방문해 '영웅의 제복' 재킷을 입은 6·25 참전 국가유공자 이진용 어르신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런 대통령실의 입장과는 달리 당에서 윤심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 전 위원장과 같은 날 전대 출사표를 던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출마회견 직후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격려했다는 전화통화(19일)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화했는데, 정 비서실장이 ‘대통령께 전화드리는 게 예의 아닌가’라고 했다”며 “그 뒤 한 전 위원장이 대통령께 전화했는데, 대통령이 ‘잘해봐라’하고 끝냈다”고 말하며 두 사람의 갈등설을 암시했다. 전대 주요 후보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24일 CBS라디오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은) 대통령 탄핵으로 가기 위한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한 전 위원장을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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