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SOS위고’통해 위기가정 골든타임 내 발굴해 홀로서기 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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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이랜드복지재단

접수 3일 내 주거·생계비 등 지원
일회성 아닌 지속적인 모니터링
2만2861가정 도와 … 자립률 90%

이랜드복지재단 SOS위고 지원 후 밝아진 옐레나양(왼쪽)과 동생들 모습. 옐레나양은 고등학교 입학 후 아버지와 연락이 두절되면서 여동생 2명과 함께 방치됐다. 오른쪽 사진은 옐레나양이 이랜드복지재단 측에 보낸 감사의 편지.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이랜드복지재단 SOS위고 지원 후 밝아진 옐레나양(왼쪽)과 동생들 모습. 옐레나양은 고등학교 입학 후 아버지와 연락이 두절되면서 여동생 2명과 함께 방치됐다. 오른쪽 사진은 옐레나양이 이랜드복지재단 측에 보낸 감사의 편지.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레이나씨와 민수군 가족사진

레이나씨와 민수군 가족사진

레이나씨와 민수군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레이나씨와 민수군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랜드복지재단은 ‘SOS위고’를 운영하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정이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고 있다. SOS위고는 위기가정 접수 후 3일(골든타임) 내 주거비·생계비·치료비·자립비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캄보디아 국적의 레이나(가명·35세)씨는 아버지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19년 한국에 들어왔다. 그러나 레이나씨는 취업에 필요한 의무교육을 받던 중 뜻밖의 일로 임신하게 돼 취업도, 귀국도 못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레이나씨 뱃속에서 커가던 민수(가명)군은 무국적 아동 신분으로 2021년 태어났다. 무국적 아동은 한국에서 태어난 미등록 이주민 또는 난민의 자녀이거나 혼외 상태인 외국인의 자녀를 뜻한다. 그래서 당시 레이나 씨는 출산과 양육을 위한 국가의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특히 레이나씨는 민수군을 24시간 내내 돌봐야 해서 생계를 꾸리기 힘들었다. 낯선 이국땅에서 홀로 임신하고 출산하게 된 것에 대한 트라우마로 심리적 불안감도 치료되지 않아 일상생활도 어려웠다.

이때 레이나씨의 사연을 알게 된 이랜드복지재단은 민수군이 3개월간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도록 보육비를 지원하고, 보호소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왔다. 민수군이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레이나씨에겐 치료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레이나씨는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과 폭력 예방 관련 교육을 들으며 심리적 안정과 함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민수군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어린이집에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며 웃는 날이 많아졌고, 뛰어난 발달 상태와 학습 능력을 보여주며 어린이집에 잘 적응했다. 민수 군은 2023년 11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전국 어디든 현장매니저·봉사단이 찾아가

부모가 떠난 후 옐레나양과 두 여동생이 방치돼 있던 집.

부모가 떠난 후 옐레나양과 두 여동생이 방치돼 있던 집.

SOS위고 봉사단 박승호 포천하랑센터장의 도움으로 이사한 옐레나양의 새 집.

SOS위고 봉사단 박승호 포천하랑센터장의 도움으로 이사한 옐레나양의 새 집.

위기상황에 놓여있던 레이나씨가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민수군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던 것에는 이랜드복지재단이 운영하는 SOS위고의 역할이 컸다. ^전국 단위로 활동하는 SOS위고 현장 매니저 및 위고 봉사단 ^이랜드복지재단과 협력하는 지방자치단체 및 행정복지센터 ^이랜드복지재단 본부 등이 한데 힘을 모아 복지 사각지대 지원에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레이나씨 사연을 발굴하고 골든타임 내에 도울 수 있었다.

이랜드복지재단은 자선 플랫폼 ‘에브리즈’와 연계해 레이나씨와 민수군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속해서 돕고 있다. 지난 11월 에브리즈를 통해 모인 기부금 200만원을 레이나씨와 민수군을 보호하고 있는 기관에 전달해 두 사람이 퇴거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도왔다. 현재 레이나씨는 해당 기관에서 한국어와 제빵 및 봉제 기술을 배우고, 우울증 치료도 꾸준히 받고 있다.

기니비사우 국적 아버지와 한국 국적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옐레나(가명·18세)양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다가 이랜드복지재단의 도움으로 일상을 회복 중인 또 다른 사례다. 미성년자인 옐레나양의 부모는 일찍이 이혼했고, 옐레나양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대전에 일하러 간다고 한 아버지의 연락이 두절되면서 여동생 2명과 함께 방치됐다.

5년간 월세 체납으로 보증금은 모두 날아갔고, 전기요금·가스요금·건강보험료 등 공과금도 4개월째 미납된 상태였다. 집주인이 퇴거를 독촉하는 가운데, 아이들은 아버지가 남기고 간 자동차세와 자동차 벌금 900만원까지 떠안게 됐다.

방치된 지 2달째 아이들은 SOS위고 봉사단이었던 포천하랑센터 박승호 센터장에 의해 발견됐다. 박 센터장은 SOS위고 시스템을 통해 3일 만에 주거비 300만원과 생계비 240만원을 아이들에게 지원하고, 새집을 구하고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옐레나양과 동생은 포천하랑센터와 가까운 곳으로 전학해 현재 박 센터장과 그의 아내로부터 지속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도움 절실한 한부모 및 다문화 가정 많아 ”

이랜드복지재단은 SOS위고를 운영하며 현재까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2만2861가정을 발굴해 그들의 일상 회복을 도왔다. 특히 일회성 지원에 끝나지 않고 현장 매니저들이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위기 극복 경과를 확인하며 약 90%의 높은 자립률과 함께 위기가정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 레이나씨와 옐레나양처럼 자립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위기에 처해 도움이 절실한 한부모·다문화 가정이 많다”며 “SOS위고를 통해 이들을 골든타임 내 구호하고, 에브리즈 플랫폼과 연계해 낯선 땅에서 홀로 설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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