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 집단휴진 움직임도 제동 걸릴 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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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5호 08면

서울대병원 교수들 진료 복귀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지난 20일 휴진 여부를 두고 진행한 비대위 총회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지난 20일 휴진 여부를 두고 진행한 비대위 총회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21일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로 ‘환자들의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을 꼽았다. 특히 중증·응급 환자의 경우 지금도 진료가 계속 유지되고 있지만 휴진이 장기화할 경우 이들에게도 불가피하게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 17일부터 중증·응급 환자 진료는 지속하는 가운데 절반 이상(54.8%)의 교수들이 외래 진료나 급하지 않은 정규 수술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휴진에 동참해 왔다.

비대위는 그러면서도 정부에 대한 비판은 멈추지 않았다. 비대위는 “정부는 불통이지만 우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며 “우리가 전면 휴진을 중단하는 이유는 무능한 정부의 설익은 정책을 받아들여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닥칠 의료계와 교육계의 혼란과 붕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며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국민 건강권에 미치는 위협이 커진다면 다시 적극적인 행동을 결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서울대병원의 진료 복귀 결정은 다른 대형병원들로 번지던 집단 휴진 움직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빅5’ 병원 중 세브란스병원은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서울아산병원은 다음달 4일부터 일주일 휴진을 결의했고 서울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아직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미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대 정원이 확정된 상황에서 휴진의 명분이 약하고 환자 피해가 커지면서 여론도 악화하고 있는 만큼 서울대 결정을 기점으로 동력이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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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대 의대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무기한 휴진이란 투쟁 방식은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부각하기보다는 환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인식만 키우는 측면이 있다”며 “교수들이 진료만 보고 의대 강의를 거부하는 등 휴진이 아닌 다양한 투쟁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설문조사를 한 뒤 오는 25일 휴진 여부를 결정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서울대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중단과 관련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환영한다. 휴진을 예고한 다른 병원들도 집단 휴진 결정을 철회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무기한 휴진이 힘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의료계는 22일 의협 산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참여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미 불참 의사를 밝혔고 의대생 대표도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는 “앞으로 올특위가 단일 창구가 되겠지만 전공의가 참여하지 않고 있어 걱정”이라며 “참여를 계속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다음달 4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 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집회를 연다. 연합회는 “서울대 의대 비대위가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충분치 않다”며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도구로 정부를 압박하는 의료계 투쟁 방식에 더 이상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올해 서울대 신입생 3467명 중 248명은 1학기도 마치기 전에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초 119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석 달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입시 업계에서는 휴학생 중 상당수가 의대 증원이 확정되자 의대 진학을 위해 ‘반수 도전’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24학년도 신입생 휴학 신청 현황’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서울대 신입생 중 휴학생이 가장 많은 단과대학은 공대였다. 학기 초 26명이었던 휴학생이 60명까지 늘었다. 1학년 전체 공대 재적생 873명의 약 7% 수준이다. 서울대 공대의 한 학과장은 “강의실 빈자리를 보면 체감상 10% 넘게 휴학한 것 같다”며 “의대 증원 이후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전했다.

또 간호대는 1학년 재적생 71명 중 18명, 농생명과학대는 334명 중 51명, 첨단융합학부는 229명 중 25명이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첨단융합학부의 경우 정부가 주력하는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신설돼 올해 첫 신입생을 받았지만 한 학기도 마치기 전에 10명 중 1명꼴(11%)로 이탈 인원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의대 진학을 목표로 휴학한 뒤 수업을 듣고 있는 반수생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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