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상징이 된 모나코 시계... 또 한번 진화에 성공했다 [더 하이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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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가 ‘모나코 세나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발표했다. 1969년 탄생한 이후 모터스포츠 시계 영역에서 지난 55년간 뚜렷한 족적을 남긴 모나코 컬렉션의 새 모델이다. 브랜드가 보유한 시계 제작 기술력과 현대적인 디자인을 버무려 완성했다.

모나코 세나 크로노그래프 모델. [사진 태그호이어]

모나코 세나 크로노그래프 모델. [사진 태그호이어]


레이싱 크로노그래프 새 기준
태그호이어 모나코 세나 크로노그래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스켈레톤 다이얼이다. 크로노그래프 카운터와 인덱스 등 필요한 부분만 남긴 채 도려냈다. 다이얼에 사용한 색은 다크 블루와 화이트다. 태그호이어 측은 레이싱 경기가 주로 열리는 지중해 연안에서 영감을 받아 이 색을 적용했다 밝혔다.

사각 케이스와 스켈레톤 다이얼이 남성적인 매력을 선사하는 모나코 세나 크로노그래프 모델. [사진 태그호이어]

사각 케이스와 스켈레톤 다이얼이 남성적인 매력을 선사하는 모나코 세나 크로노그래프 모델. [사진 태그호이어]

크로노그래프 작동 시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시곗바늘 3개는 노란색을 입혀 스포티한 무드를 완성한다. 다이얼 6시 방향에 있는 날짜 창도 스켈레톤 방식으로 그 속을 드러냈다. 자정이 될 때마다 날짜 디스크가 회전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재미까지 더했다.

과감한 커팅으로 완성한 스켈레톤 다이얼. [사진 태그호이어]

과감한 커팅으로 완성한 스켈레톤 다이얼. [사진 태그호이어]

시계에 탑재한 무브먼트 TH20-00는 태그호이어의 자체 기술력으로 만들었다. 셀프 와인딩 방식이며 80시간의 여유로운 파워리저브가 특징이다. 주말에 시계를 차지 않아도 시곗바늘이 멈추지 않는다. 셀프 와인딩이란 로터의 회전을 통해 자동으로 무브먼트에 동력을 저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크라운을 돌려 '시계 밥’을 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작은 부품이 맞물려 돌아가는 모습은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만든 백케이스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다이얼과 마찬가지로 칼럼 휠과 같은 주요 부품에 노란색을 포인트로 사용했다.

태그호이어가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 TH20-00을 구성하는 부품. [사진 태그호이어]

태그호이어가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 TH20-00을 구성하는 부품. [사진 태그호이어]

시곗바늘에 사용한 노란색을 백케이스에도 사용했다. 크로노그래프의 핵심 부품인 노란색 칼럼 휠이 도드라진다.[사진 태그호이어]

시곗바늘에 사용한 노란색을 백케이스에도 사용했다. 크로노그래프의 핵심 부품인 노란색 칼럼 휠이 도드라진다.[사진 태그호이어]

모나코 컬렉션의 핵심 디자인 코드이자 무브먼트와 다이얼을 보호하는 사각 케이스는 티타늄으로 만들었다. 금속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샌드블라스트 마감 처리한 티타늄 위에 블랙 DLC 코팅 과정을 추가했다. 케이스 크기는 39㎜, 두께는 15.2㎜이며, 100m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스트랩은 직물 패턴으로 가공한 파란색 송아지 가죽을 덧댄 고무 소재다.

티타늄으로 만들어 가볍고 스크래치에 강한 사각 케이스. [사진 태그호이어]

티타늄으로 만들어 가볍고 스크래치에 강한 사각 케이스. [사진 태그호이어]

스티브 맥퀸이 사랑한 시계
1860년 창립한 태그호이어는 20세기 초 스포츠 차량 대시보드에 탑재하는 크로노그래프를 개발하며 모터스포츠와 연을 맺었다. 특히 1969년 발표한 모나코 컬렉션은 태그호이어를 레이싱 워치 분야의 선두주자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대범한 디자인의 정사각형 케이스와 9시 방향에 자리한 크라운이 특징인 시계였다. 시계의 심장 무브먼트도 특별했다. 같은 해 공개된, 세계 최초의 셀프 와인딩 방식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모나코 워치는 출시 직후 모터스포츠 시계 분야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초창기 태그호이어 모나코 컬렉션. 현재 선보이는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9시 방향에 달린 크라운이 특징이다. [사진 태그호이어]

초창기 태그호이어 모나코 컬렉션. 현재 선보이는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9시 방향에 달린 크라운이 특징이다. [사진 태그호이어]

모나코는 미국 태생의 배우 스티브 맥퀸의 시계로도 널리 이름을 알렸다. 그가 자동차 경주를 주제로 한 영화 ‘르망’(1971년)에 차고 나온 것이 계기가 됐다. 영화가 세상에 나온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나갔지만, 맥퀸과 모나코의 시너지는 변함없다. 맥퀸의 이름을 딴 스페셜 제품인 ‘맥퀸 모나코 24’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다. 2020년 뉴욕에서 열린 필립스 경매에선 맥퀸이 촬영 당시 착용했던 모나코 워치 한 점이 220만 8000달러(약 3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영화 '르망'에 출연한 배우 스티브 맥퀸. 모나코 시계를 손목에 차고 있다. [사진 태그호이어]

영화 '르망'에 출연한 배우 스티브 맥퀸. 모나코 시계를 손목에 차고 있다. [사진 태그호이어]

태그호이어는 영화와 배우를 통해 얻은 명성에 만족하지 않고 이 아이코닉한 모델을 계속해서 발전시켰다. 시계의 핵심인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무브먼트 개발, 내구성·경량화를 위한 신소재 도입에 모나코 컬렉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회전이 아닌 수직 운동으로 동력을 축적하고 볼 베어링을 이용한 벨트 형태 트랜스미션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모나코 V4 워치(2004)는 기계식 시계의 정통 제작 틀을 깨부순 걸작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현재 모나코는 태그호이어의 또 하나의 레이싱 워치인 까레라와 함께 모터레이싱을 향한 브랜드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대변하는 시계로 활약 중이다.

 견고한 케이스 덕에 카 레이싱처럼 격렬한 스포츠 경기 중에도 착용할 수 있다. [사진 태그호이어]

견고한 케이스 덕에 카 레이싱처럼 격렬한 스포츠 경기 중에도 착용할 수 있다. [사진 태그호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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