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임기 내 출산율 반등…6년 뒤엔 '합계출산율 1'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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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저출생 대책이 왜 실패했는지 뼈아프게, 통렬하게 반성했다. 이번 대책은 수립 과정에서부터 차별화했다.”

주형환(63)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일 발표한 저출산 종합 대책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이라고 명명한 이번 대책은 주 부위원장이 지난 2월 취임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정책 패키지다. 발표 전날인 18일 만난 그는 “취임 후 150여차례 정책 수요자 및 전문가와 간담회를 갖고, 현장 방문, 대국민 정책 공모 등을 통해 진정성 있게 국민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에서 저고위는 저출생 관련 3대 핵심분야를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로 꼽고, 이들 분야에 대한 지원책을 집중적으로 내세웠다. 주 부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성과’ ‘효과’와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지낸 경제 관료 출신인 그는 “한정된 재원 하에서 성과를 내려면 ‘선택과 집중’ 해야 한다”며 “성과 없는 것들은 과감하게 도려내고, 성과 있는 것 위주로 구조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대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3대 핵심 분야 중 효과성이 가장 높다는 일·가정 양립에 집중했다. 지금까지는 전체 예산의 약 87%가 양육 분야에 투입됐고, 일·가정 양립은 8.5%에 불과했는데, 이번 대책에서는 신규 및 확대되는 예산 사업의 80% 이상이 일·가정 양립 관련이다. 육아휴직이나 근로시간 단축 관련해 횟수·기간·절차를 수요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풀었다. 또 주거 관련해서 출산한 가정은 특별공급을 1회 더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고,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서 신혼·출산·다자녀 가구에 대한 주택 공급을 최대 1만4000호까지 늘릴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출산장려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한 것에 불과한 건 아닌가.
“그렇지 않다. 여태까지는 저출생에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분야에 지원이 충분치 않았다. 지난해 저출생 예산이 47조원이라고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재분류한 결과 출산과 직결되는 예산은 23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그중에서도 국민들이 가장 아파하며 필요하다 느끼는 일·가정 양립 관련 예산은 2조원 밖에 안 됐다. 이번에는 그런 분야에 집중했다. 또 지금까지는 ‘수도권 집중’과 같은 저출생의 구조적 원인에 손대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고민을 확실하게 담았다.”

-구조적 원인은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지 않나.
“그렇다. 구조적인 부분은 대한민국 정부 전체가, 긴 호흡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그래서 저고위를 당분간 ‘인구비상대책회의’로 전환해 이번에 발표된 정책 이행을 점검하는 동시에, 구조적 대책을 관련 부처들과 논의할 것이다. 좋은 일자리 창출, 수도권 집중 및 사교육비 완화,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 크게 4가지 부분을 범부처적 노력이 필요한 구조적 문제로 설정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한정된 재원 하에서 성과를 내려면 통·폐합 등 구조조정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본다. 예컨대 돌봄사업의 경우 보건복지부에서도 하고 여성가족부에서도 하는데, 수요자 관점에서 보면 통합하는 게 낫다. 지난달 조세재정연구원에 설치한 인구정책평가센터를 통해 중앙정부의 돌봄사업과 지자체의 현금지원 사업들부터 실제 사업 대상과 목적에 부합하는지 심층 평가할 계획이다.”

-지자체의 현금지원 사업을 폐지하려 하면 반발이 있지 않을까.
“효과성에 대해 예단하지는 않지만, 한번 면밀하게 평가해보자는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하는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가령 이번에 바우처로 200만원을 지급하던 ‘첫만남이용권’을 현금 지급으로 바꾸고 2년 이내 쓰도록 한 제한도 없앴다. 정책 수요자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보다 효과적인 전달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은 다소 파격적인데,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있나.
“워낙 민감한 사안이지만, 그 정도의 정책 의지를 담았다. 그린벨트 해제로 신규 택지를 확보해 임기 내에 2만호 정도를 짓고, 그중 70% 정도를 신혼·출산·다자녀 가구에게 공급하겠다는 정도로 이해해달라. 구체적인 작업은 국토부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결혼 특별세액공제’ 신설 등 세제 혜택도 눈에 띈다.
“관련 구체안은 기재부 세제 개편안에서 나오겠지만, (혼인신고 시) 약 100만원 정도 세금을 깎아주는 내용이니 꽤 큰 지원이다. 결혼할 때 (부모로부터 받는 자금에 대한) 증여세를 1억5000만원까지 면세해준 것도 (공제한도를) 올릴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현재 조세 제도가 결혼·출산·양육에 친화적인지 검토하도록 조세재정연구원에 용역을 줬는데, 결과에 따라 추가로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겠다.”

-그간 저고위가 컨트롤타워로서 기능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달랐나.
“내각 전체가 저출생 문제가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어 (협조를 얻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공무원 생활하면서 다룬 문제 중에 전 부처는 물론 정치권조차 심각하다고 인식한 건 외환위기 극복 이후 저출생 극복이 처음인 것 같다.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했기 때문에 과거와 성과도 다르지 않을까 기대한다.”

-출산율 반등이 언제쯤 가능할까. 목표 시점이 있다면.
“임기 내에 확실하게 반등시키고, 늦어도 2030년까지는 합계출산율 1명대를 회복하겠다. 사실 통계청 장기 추계를 보면 1명 회복시기가 장기 추계 발표 때마다 5~6년 뒤로 가고 있다. 급전직하 식으로 떨어지는 출산율에 어떤 식으로든 브레이크 걸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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