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이커머스 요직에 알리·쿠팡 출신 앉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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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커머스 양대 계열사 수장을 전격 교체하며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유통·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CJ그룹과 손잡은 지 2주만이다.

신세계그룹은 19일 지마켓과 SSG닷컴의 대표·임원진을 신규 선임하고 조직 부분 개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쿠팡·네이버 등 경쟁사에서 이력을 쌓은 임원을 대거 영입해 느슨해진 이커머스 조직에 긴장감을 높였다.

지마켓 신임 대표에 선임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은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겸직했고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를 거쳐 쿠팡 재무 임원으로 일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정 신임 대표를 “투자·이커머스·핀테크 업계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로 소개하며 “지마켓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균형 있는 성장 토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마켓 최고제품책임자(CPO)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에는 네이버 쇼핑 플랫폼 책임리더(임원)를 지낸 김정우 상무를 영입했다. 개발자 조직을 이끄는 테크본부장은 쿠팡 출신 오참 상무가 맡는다. SSG닷컴도 대표와 핵심 임원을 교체하며 쇄신을 꾀했다. 새 대표로 내정된 최훈학 SSG닷컴 영업본부장(전무)는 대표를 겸직하며 그로서리(식품·잡화)와 물류 부문 경쟁력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이커머스 양대 계열사를 이끌어온 전항일 지마켓 대표, 이인영 SSG닷컴 대표 등 기존 임원은 2선으로 물러나 자문역을 맡게 된다.

지마켓과 SSG닷컴은 효율성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진행한다. 지마켓은 기존 PX(상품 경험) 본부에서 개발자 조직인 테크 본부를 떼어내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역량을 강화하도록 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며 이커머스 혁신 계획이 본격화됐다”며 “혁신 토대를 완성하기 위해 리더십·조직 개편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룹의 전반적인 혁신을 위해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인사 시스템을 가동했다는 설명이다.

취임 100일을 넘긴 정용진 회장이 새로운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는 “20년간 국내 유통시장을 선도해온 신세계그룹이 현재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며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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