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무기한 휴진”에…시·도 의사회 “우린 장기판 졸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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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병원에 교수협의회의 휴진 찬성 대자보(왼쪽 사진)와 의료노조의 반대 대자보(오른쪽 사진)가 붙어 있다. 가운데는 텅 비어 있는 전공의협의회 소식 게시판. [뉴시스]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병원에 교수협의회의 휴진 찬성 대자보(왼쪽 사진)와 의료노조의 반대 대자보(오른쪽 사진)가 붙어 있다. 가운데는 텅 비어 있는 전공의협의회 소식 게시판. [뉴시스]

지난 18일 집단휴진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주도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9일엔 일부 의료계의 반발에 직면했다. 임현택(사진) 의협 회장이 집회에서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달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은 이날 ‘27일 무기한 휴진 발표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27일 무기한 휴진이라는 발표를 집회 현장에서 갑자기 듣고, 당황스럽게 해서 대단히 죄송하다. 저를 포함한 16개 광역시·도 회장들도 임 회장이 여의도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할 때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는 의협 산하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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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무기한 휴진의 적절성이나 찬반은 전혀 논하고 싶지 않다”며 “회원들이 황당해하고 우려하는 건 임 회장의 회무(회의와 관련한 여러 가지 사무)에서 의사 결정의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적 적절성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쟁의 중심과 선봉에 서 있는 전공의 대표와의 불협화음도 모자라 대의원회·광역시도회장·감사조차 무시하는 회무는 회원들의 공감을 받기 힘들고 회원들의 걱정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협은 임 회장 1인의 임의 단체가 아니고 절차와 과정의 정당성이 중요한 공식 단체”라고도 했다. 이 회장은 또 “의사 결정 회무 방식과 절차에 치명적 문제가 있다. 시·도회장들이나 회원들은 존중받고 함께해야 할 동료이지, 임 회장의 장기판 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임현택

임현택

이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의협 측이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 공동위원장을 제안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들은 바 없다. 현재 상황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표명했다”고 적었다. 박 위원장은 “무기한 휴진 역시 의협 대의원회, 시·도의사회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임 회장은 언론 등 대외적 입장 표명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임현택 회장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죠? 중심?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라는 글을 남긴 뒤 재차 임 회장을 비판한 것이다. 당시 임 회장은 SNS에서 “의협이 전공의 문제에 신경 끄고 손 뗄까요?”라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의협은 이날 대한의학회·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 여러 의료계 단체와 연석회의를 열고 20일 출범을 앞둔 범대위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의협 관계자는 “의료계와 전공의들의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의협의 해산도 가능하다”며 불법 집회를 경고했던 정부는 이날도 압박 강도를 높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과 지방의사회 등에 조사관을 보내 전날 의협이 추진한 집단휴진 등이 사업자단체(의협)의 금지행위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현장 조사는 2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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