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호텔로 모시고, 생수 200만병 푼다…노원구 화끈한 폭염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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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엔 호텔 잡아주고, 생수 200만병 푼다.’

산책로 등에 생수를 넣어둔 냉장고를 설치하고 호텔을 무더위 쉼터로 쓴다. 노원구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4대 폭염 종합대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18일 밝혔다.

쿨링포그의 가동 모습. 물분자의 기화 작용을 이용한 ㅋㄹ링포그는 옷이나 피부 등에 닿아도 젖지 않으면서 주위 온도를 2~5도를 낮춰 준다. 사진 노원구

쿨링포그의 가동 모습. 물분자의 기화 작용을 이용한 ㅋㄹ링포그는 옷이나 피부 등에 닿아도 젖지 않으면서 주위 온도를 2~5도를 낮춰 준다. 사진 노원구

대표적인 폭염 대책은 노원구가 2020년부터 선보인 ‘힐링냉장고’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7월~8월 지역 주요 산책로와 강가 등에 생수가 가득 담긴 냉장고 14개를 비치하고, 주민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냉장고 전원은 인근 가로등 전신주 등을 활용해 확보한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35일간 힐링냉장고를 통해 공급한 생수는 195만병(330mL 기준)에 이른다. 하루 5만6000병꼴이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구청이 부담한다. 또 생수 빈 병은 아웃도어 의류 업체에서 수거해 재생 원단 재료로 사용한다. 노원구 관계자는 “힐링 냉장고에 대한 주민 반응이 아주 좋다"며 "전국 자치단체가 이를 벤치 마킹했다”고 소개했다.

노원구 힐링냉장고에 비치된 생수를 마신 뒤 이를 재활용 수거함에 넣고 있는 모습. 힐링냉장고에는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생수가 비치돼 있다. 지난해 여름 힐링냉장고를 통해 구민에 공급한 생수는 195만병에 이른다. 사진 노원구

노원구 힐링냉장고에 비치된 생수를 마신 뒤 이를 재활용 수거함에 넣고 있는 모습. 힐링냉장고에는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생수가 비치돼 있다. 지난해 여름 힐링냉장고를 통해 구민에 공급한 생수는 195만병에 이른다. 사진 노원구

노원구는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 등을 위한 무더위쉼터도 운영 중이다. 올해는 경로당과 복지관, 동 주민센터, 구청 로비 등 277곳에 무더위쉼터가 설치됐다. 또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구와 협약을 맺은 호텔 객실 30개를 야간쉼터로 사용한다. 호텔 야간쉼터는 폭염특보가 집중되는 7월~8월(월~목요일, 공휴일 제외)에 운영된다. 에어컨이 없는 쪽방과 지하,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폭염취약계층 어르신이 이용 대상이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더위를 피해 호텔에 머문 사람은 580명에 이른다. 힐링냉장고와 마찬가지로 관련 비용은 전액 노원구가 부담한다.

노원구청 측은 “2018년 폭염취약계층 노인을 열대야가 있는 밤에 구청 강당으로 모셔와 주무시도록 했던 것을 이듬해부터는 호텔에서 모시고 있다”며 “꾸준히 이용자가 늘고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상계2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녹색커튼. 사진 노원구

상계2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녹색커튼. 사진 노원구

또 구 자원봉사단인 ‘똑똑똑 돌봄단’ 회원 220여명은 여름철 취약계층 가장을 정기방문하며 건강을 살피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 이들이 돌본 취약계층은 7625명에 이른다.

이외에도 올해는 특히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바탕으로 주변 환경에 반응해 자동으로 개폐되는 스마트 그늘막 4개를 새로 설치한다. 스마트 그늘막을 포함, 노원구는 횡단보도와 교통섬 등에서 총 170개의 그늘막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올여름 길고 강한 폭염에 대비해 독거 어르신 등 취약계층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다방면으로 대비하고 있다”며 “구민도 폭염특보 발령 시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생활요령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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