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만의 최악 폭염"…美 덮은 열돔, 대형산불에 펄펄 끓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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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 확산되면서 중·동부 지역의 ‘열돔’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당장 미 기상청은 “수십 년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긴 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에서 한 소방관이 산불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에서 한 소방관이 산불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현지 당국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등 미 서부 지역 곳곳에서 고온 건조한 날씨 속에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17일 오전 8시 현재 여의도 면적(2.9㎢)의 20배가 넘는 약 59㎢를 화마가 덮친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진압률은 8% 정도로 더딘 가운데, 산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화재 지역 인근에 있는 캘리포니아주(州)의 한 휴양지 주민 1200명이 대피했고, 또 다른 지역 주민 1만9000명에게 대비 준비령이 떨어진 상태다. 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며,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화재로 발생한 연기는 모하비 사막을 가로질러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까지 덮쳤다. 네바다주는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하는 주의보를 내렸다.

지난 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사구아로 선인장 사이로 태양이 비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사구아로 선인장 사이로 태양이 비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전역이 평년보다 더운 상황에서 산불 열기까지 가세하면서 ‘열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8000만명 이상이 폭염 경보를 받은 상황이다. 상당수가 미 기상청의 열위험 예보에서 인체 건강에 대한 위험도가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예상 지역은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인디애나폴리스,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뉴욕, 보스턴 등이다.

통상 6월엔 더위가 덜한 동북부 지역도 마찬가지다. 버몬트주 벌링턴은 18~20일까지 사흘 동안 30년 만에 가장 더울 것으로 예고됐다. 메인주도 이번 주 체감온도가 38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미 기상청은 대부분 평년보다 기온이 10도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일부 지역에선 지난 수십 년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위험한 더위 지속 기간이 올 수 있다”며 “폭염과 열대야는 안정적인 냉방 시설이 없는 사람에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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