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에 북한 찾는 푸틴…김정은과 ‘위험한 거래’ 주고받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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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19일 북한을 방문한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1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방문한다고 17일 발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런 내용을 러시아와 동시에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7월 19∼20일 이후 24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는 것은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과 북·러 정상회담을 한 이후 9개월 만의 답방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방북에 이어 19∼20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선물 보따리’에 향후 한·러 관계는 물론 세계 안보 지형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양국이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을 조약 상 명문화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푸틴이 선을 넘을 경우 “사안별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윤석열 대통령 5월 기자회견)는 대러 관리 기조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1961년 7월 북한과 소련이 맺은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조·소 상호방위조약)에 명시했던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되살아나는 건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북한은 벌써 “두 나라 관계를 전략적인 방향에서 새로운 법률적 기초에 올려세우는 데” 합의했다고(1월 최선희 외무상)고 분위기를 띄웠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조·소 조약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6일 “러시아 측에 일정한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성 소통을 했다”고 밝혔는데,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러시아의 첨단 군사과학 기술을 보다 노골적으로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김정은이 직접 제시한 국방 과업인 핵잠수함 개발에는 러시아의 관련 기술이 절실하다. 지난달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력의 ‘마지막 퍼즐’로 여기는 대기권 재진입 관련 기술도 김정은의 ‘위시 리스트’ 상위권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 보유국이나 우주 강국으로서의 독보적 지위를 중시하는 러시아가 관련 기술 이전에는 신중할 것이란 지적이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러시아는 전후 중요한 잠재적 파트너인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 북한과 협력에 신중하게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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