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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2차 전성기, 과거와 어떻게 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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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이른바 K뷰티 산업이 제2차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다. 한류 붐을 타고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2017년까지의 1차 전성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일단 그 주인공부터가 다르다. 제1차 전성기를 주도했던 브랜드들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대부분 창업 후 10년이 넘지 않는 이른바 ‘인디’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다.

코스알엑스·아누아·스킨천사·조선미녀·토리든·믹순·티르티르·마녀공장·쿤달· 롬앤 등이 대표적인데, 이 중 일부는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들은 과거 K뷰티가 스킨케어 중심이었던 것과는 달리, 색조 화장품은 물론 샴푸·로션 등 개인 위생용품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주력 시장도 다르다. 과거엔 중국에 집중적으로 의존했지만, 이번엔 미국과 일본이 중심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성장이 눈부실 정도인데, 지난 4월 기준 미국이 수입하는 화장품 중에서 한국산 비중이 22%를 넘어 1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금액 기준으로는 약 1억38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43% 증가했다.

우리가 화장품을 수출하는 국가들의 통계를 봐도 이 현상은 뚜렷하다. 6월 초순 기준 국가별 비중에서 미국이 21.9%를 차지해 19.6%의 중국을 처음으로 넘어섰고, 일본도 10.6%를 기록했다. 소비 위축과 자국 제품 선호가 일상이 된 중국을 미국이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마케팅과 유통에서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과거엔 한류 붐에 기댄 인지도 높은 ‘빅 모델’의 활용,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점 유통, ‘따이공’이라고 불린 보따리상 영업 등이 성공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젠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과 미국 아마존과 코스트코, 일본 큐텐과 편의점 등 대형 온라인·오프라인 채널에 직접 입점하는 것이 대세다.

이런 놀라운 성공은 젊은 창업자들이 뷰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관련 업계 경험이 전혀 없어도 새로운 아이디어만 있으면, 고마진 구조를 활용해 빠르게 성공할 수 있게 해주는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코스맥스·콜마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실리콘투 등 유통·무역 업체가 대표적이다. 또한 이 창업자들이 소셜미디어라는 막강한 마케팅 채널에 익숙하다는 것도 큰 힘이 됐다.

이런 흐름을 타고 K뷰티 업계에 대한 투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 인수, 모건스탠리 사모펀드의 스킨이데아 인수가 대표적 사례다. 그 밖에도 많은 K뷰티 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 거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