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동해 유전후보 발표 2주…‘정쟁 구멍’만 뚫는 한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동해 유전·가스전 후보지의 탐사시추 계획이 발표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추정 매장량만 보자면 온 나라가 여전히 들떠 있어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발표 시점과 과정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시작해, 탐사 컨설팅 업체에 대한 신뢰성 논란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기대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정쟁이 늘 문제라고 하지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치적 논의는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경우에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문제는 자원 탐사처럼 엄밀한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고 많은 돈이 들어가면서도 막상 성공 확률은 낮은 사업의 경우입니다.

동해 유전·가스전 후보지의 성공 가능성이 20%로 제시됐습니다. 이것만 해도 상당히 높은 수치라는 평가지만, 단순히 말하면 80%는 실패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들어가는 돈도 엄청납니다. 이렇게 부담이 큰 사업의 시행을 일일이 정치적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면, 자원 탐사는 손을 대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자원탐사 실적은 인접 국가인 일본·중국과 비교해 떨어집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의 국내 석유·가스 탐사시추 실적은 48공인데, 일본은 813공으로 17배입니다. 중국은 4만8779공으로 1000배를 넘어 비교 대상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일본이나 중국이 성공률 100%를 기록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느 나라나 자원탐사는 치밀한 조사와 엄청난 투자를 거치고도, 실패가 성공보다 흔한 영역입니다.

정부는 다음 주쯤 전문가들을 모아 해외 투자 유치를 포함한 개발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학적이고 엄밀한 절차를 통해 논란 없이 탐사가 진행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