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1인분 2만원에 돼지 농가들 뿔났다…도매가격은 되레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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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식당 삼겹살값’이 묘하다. 농가에서 도매로 파는 돼지고기 가격은 내렸는데, 식당에서 먹는 삼겹살 값은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5월 서울의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은 2만83원으로 나타났다. 사상 처음 2만원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5월(1만9150원) 대비 930원 올랐다. ‘금(金) 사과’에 이어 ‘금겹살’ 논란으로 번졌다.

하지만 돼지고기 가격 통계는 식당 삼겹살값과 딴 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가 1년 전보다 8.7% 올랐지만, 축산물은 2.6% 내렸다. 축산물 중에서도 돼지고기 가격 하락 폭(-5.2%)이 닭고기(-7.8%) 다음으로 컸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최근 돼지고깃값 하락이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구체적으로 농가에서 공급하는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5월 전국 평균 1㎏당 5278원으로 지난해 5월(5858원) 대비 580원(9.9%) 내렸다. 수입산 돼지고기 증가 등의 여파다.

식당 삼겹살 가격이 오른 건 임대료와 인건비, 전기료 등이 상승해서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채소류 가격이 오른 영향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식당 삼겹살 가격에서 실제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17%(3500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돈 농가는 뿔났다. 통계청 ‘2023년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 농가의 비육돈(돼지고기) 판매 수입은 2022년 대비 1.8% 줄었다. 돼지 1마리당 순수익은 2만3000원에 그쳤다. 순수익이 전년 대비 3만4000원(60.1%) 줄었다. 한 번 오르면 꺾이지 않는 외식 물가 특성상 식당 삼겹살 가격은 고공 행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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