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공룡의 나이는? 시력은? 울음소리는? ‘스코티’ 통해 알아봤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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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강인한 뒷다리로 서서 큰 머리를 휘두르며 튼튼한 턱과 크고 날카로운 이빨로 위협적인 모습을 뽐내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미지는 한번쯤 본 적 있을 거예요. 백악기 후기를 대표하는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는 책·영화·다큐멘터리·광고 등 공룡을 소재로 한 콘텐트에 매체를 가리지 않고 등장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공룡이기도 하죠. 지구 역사상 가장 큰 포식자 중 하나로 과학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의 관심도 큰 티라노사우루스를 통해 공룡 연구의 길에 살짝 발을 디뎌봤습니다.

김지우·김지원·김도훈(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와 만났다. 스코티의 화석은 1991년 캐나다 중부 내륙지역인 서스캐처원주에서 발견됐다. 발굴 기념으로 마신 스카치위스키에서 따 스코티라고 불린다.

김지우·김지원·김도훈(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와 만났다. 스코티의 화석은 1991년 캐나다 중부 내륙지역인 서스캐처원주에서 발견됐다. 발굴 기념으로 마신 스카치위스키에서 따 스코티라고 불린다.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는 공룡을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선사시대 동물이자, 가장 많이 연구된 공룡이기도 합니다. 특히 1991년 캐나다 서스캐처원(Saskatchewan) 주에서 발견돼 ‘스코티(Scotty)’라 불리는 표본은 지금까지 알려진 티라노사우루스 중에서 가장 큰 개체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스코티가 국립과천과학관에 왔다는 소식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출동했습니다.
전시를 담당하는 신영화 연구사를 만난 김도훈·김지우·김지원 학생기자는 질문을 쏟아냈어요. “티라노사우루스를 가장 많이 연구한 이유”부터 “티라노사우루스가 어떻게 공룡연구 200주년 특별전의 주인공이 됐는지” “스코티가 과천과학관에 오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는지” 등이었죠. “1824년 처음으로 학자들이 ‘공룡’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어요. 그로부터 200년이 흘러 공룡연구 200주년 특별전을 기획했죠. 사실 티라노사우루스라는 개체가 발견돼 보고된 건 120년 정도 됐는데요. 공룡은 잘 몰라도 ‘티라노사우루스’ 하면 그 무시무시한 자태를 떠올리거나 공포감·경외감 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요. 대중적으로 유명하고 친근한 공룡이다 보니 그만큼 연구 성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고, 연구도 많이 된 편이죠.”

길이 13m, 골반 높이 4.5m, 무게 8870kg으로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로 인정받은 ‘스코티’를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길이 13m, 골반 높이 4.5m, 무게 8870kg으로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로 인정받은 ‘스코티’를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과학관 중앙홀 2층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선 스코티의 골격 크기는 몸길이 13m, 높이 4.5m에 이릅니다. 1층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죠. 스코티 화석을 보유한 왕립 서스캐처원 박물관(캐나다 자연사 박물관)은 대형 골격을 복제하는 기업 ‘리서치 캐스팅 인터내셔널(Research Casting International·RCI)’에 의뢰해 전신 골격의 레플리카(복제표본)를 만들어 전시하는데요. 한국에 온 스코티 역시 직접 RCI에 제작을 의뢰해 만들었죠. 캐나다가 보유한 레플리카 2개와 일본에서 전시 중인 1개에 이은 4번째 레플리카입니다.
“과거에는 화석을 직접 거래하고 전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 진짜 화석은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해요. 스코티 화석을 발굴한 서스캐처원에서도 복제품을 전시하죠. 스코티가 워낙 크다 보니까 머리부터 목과 척추, 뒷다리, 꼬리 이런 식으로 구분해 크게 4개 덩어리로 나뉘어 들어왔고요. 보통 키라고 하는 골반 높이가 4.5m나 되다 보니 크레인도 동원해야 했죠. 사실 골격 조립 자체는 생각보다 일찍 끝났는데요. 크레인을 최대한 높이 올렸어도 머리를 조립하는 건 쉽지 않았어요. 골반뼈를 중심으로 머리가 조금 아래 위치하는데, 어른이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죠. 위치를 조정해서 약간 마주 보는 느낌으로 관람객이 볼 수 있게 완성했습니다. 저는 매일 보다 보니까 약간 귀여운 느낌도 들고 그래요.”

공룡연구 200주년 특별전을 위해 제작한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의 레플리카를 조립하는 모습. 국립과천과학관

공룡연구 200주년 특별전을 위해 제작한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의 레플리카를 조립하는 모습. 국립과천과학관

도훈 학생기자가 “1800년대 말부터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이 보고되기 시작했고, 당시에는 화석이 대부분 작은 뼛조각에 불과했다는데 어떻게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됐는지” 물어봤죠. “1870년대 이빨 화석이, 1900년대 초에 척추뼈 등 여러 화석이 발견됐어요. 신기하기도 하고 작은 뼈 일부만으로는 이게 무슨 동물인지 잘 알 수 없으니까 경쟁적으로 발굴에 나섰죠. 그러면서 온전한 골격이 발견되고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라는 이름이 붙여져요. 또 티라노사우루스라면 이런 특징이 있고 이런 골격일 것이라고 기준이 되는 완모식표본이 완성됩니다.”
조각난 뼈와 이빨 등 몸의 일부만 발견된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그 공룡이고 또 어느 부분인지 어떻게 알고 맞추는지 궁금할 텐데요. 그걸 도와주는 게 바로 완모식표본입니다. 새로운 종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돼 쓰이는 표본이죠. 그 종의 형태적 특징을 객관화하기 위해 정해지는 모식표본 중에서도 그 종을 대표하는 표본입니다. 공룡도 각 개체의 특징에 따라 뚜렷한 기준이 있죠.
“티라노사우루스의 경우 이빨이 가장 많이 발견됐는데, 스테이크 써는 칼처럼 홈이 나 있어요. 이걸 보고 이 이빨이 티라노사우루스 것인지, 알로사우루스 것인지 구분할 수 있죠. 이와 함께 골반 구조와 형태를 봅니다. 크게 새와 같은 모양인지, 도마뱀 같은 모양인지에 따라 조반목과 용반목으로 나뉘죠. 티라노사우루스는 용반목이에요.”

티라노사우루스 복원도. 국립과천과학관

티라노사우루스 복원도. 국립과천과학관

지우 학생기자는 “티라노사우루스는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어떤 식으로 번식했는지” 궁금해했죠. “예를 들어 하루에 잠은 몇 시간  잤는지, 한 번에 몇 개 정도의 알을 낳는지, 아이는 어떻게 키우는지 등이 연구된 게 있나요?” 신 연구사는 “그 부분은 생태연구와 관련돼 있다”고 했어요. “화석을 통해서는 피부색이나 깃털의 길이·색 이런 건 정확하게는 알 수 없고 경향 정도만 추측할 수 있죠. 뭘 먹었는지는 화석화된 똥 등을 통해 알아낼 수 있지만, 밥을 먹고 얼마나 쉬었는지, 얼마나 자주 밥을 먹었는지 같은 건 알 수 없죠. 티라노사우루스의 경우 알이나 둥지가 발견되지 않았는데요. 배아는 발견된 적 있어 새끼가 태어나면 키, 즉 골반 높이가 90cm 정도였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습니다.”
지원 학생기자가 “과학기술의 발전과 비례한 성과가 아무래도 많을 것 같다”며 “공룡 연구에 있어 과거와 크게 달라진 부분과 그 결실”에 대해 질문했어요. 이어 지우 학생기자도 “TV에서 봤는데, 1900년대 연구에는 공룡이 꼬리를 바닥에 끌고 다녔다고 알고 있었지만 2000년대 연구에서는 꼬리를 들고 다녔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하더라”며 “수십 년 전과 지금의 연구에서 크게 달라진 공룡 지식에는 어떤 게 있는지” 알려달라고 했죠.

공룡연구 200주년 특별전을 위해 제작한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의 레플리카를 조립하는 모습. 국립과천과학관

공룡연구 200주년 특별전을 위해 제작한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의 레플리카를 조립하는 모습. 국립과천과학관

“과거에는 개체의 흔적이나 골격을 주로 연구했다면, 과학기술이 발전하며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해 화석의 연대를 알아내고, CT촬영·3D프린팅을 통해 뇌 복원 모형을 만들고 후각·촉각 등을 추정하는 등 다양한 연구가 가능해졌어요. 예를 들어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초기에는 도마뱀과 비교해 꼬리를 땅에 끌고 다니는 모습으로 생각했는데요. 사실 꼬리를 끌고 다닌 흔적이 발견되진 않았어요. 이후 연구를 거듭해 골반뼈보다 머리가 낮은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내 꼬리를 들고 수평 자세로 걸어 다니는 모습으로 변화했죠. 또 영화 등 매체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굉장히 높은 소리로 울부짖곤 하는데, 반고리관 연구를 통해 티라노사우루스가 그르릉 거리는 소리의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저음을 내고, 또 저음을 잘 들었다는 게 밝혀졌어요.”
마침 티라노사우루스의 울음소리가 과학관에 울려 퍼졌죠. 15분에 한 번씩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해요. “함께 전시된 서스캐처원 박물관의 영상을 보면 컵 안에 담긴 물이 떨리는 걸 볼 수 있다”고 귀띔한 신 연구사는 크게 달라진 공룡 지식으로 깃털과 발을 꼽았습니다. “과거에는 공룡은 변온동물이며 깃털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항온동물이며 깃털이 있었다고 봐요. 또 우리 팔은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 있는데, 공룡은 없어요. 그래서 발바닥이 바닥이 아니라 안쪽을 보는 형태가 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신 연구사를 따라 발가락이 두 개인 스코티 앞발처럼 엄지·검지 외 손가락을 접고 손바닥이 마주 보는 모습을 만들어봤죠.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전시를 담당하는 신영화(뒷줄) 연구사가 소중 학생기자단과 인터뷰하며 티라노사우루스와 스코티에 대해 알려줬다.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전시를 담당하는 신영화(뒷줄) 연구사가 소중 학생기자단과 인터뷰하며 티라노사우루스와 스코티에 대해 알려줬다.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 앞발엔 엄지와 검지 2개만 남고 세 번째는 퇴화 흔적만 남아 있다고 하던데요. 앞다리를 보면 손뼉도 칠 수 없고 모기에 물린 턱도 긁을 수 없는 짤막한 모양인데 어떤 쓸모가 있었나요?” 도훈 학생기자의 질문에 신 연구사는 셋째 발가락이 퇴화한 흔적이 보이는 스코티의 앞발을 가리켰어요. “진화 경향은 많은 것에서 적은 쪽으로 줄여갑니다. 쥐라기에는 세 발가락 공룡이 대세였어요. 마찬가지로 쥐라기 후기에 나타난 초기 티라노사우루스도 발가락이 3개였죠. 티라노사우루스가 백악기 후기까지 오랜 기간 살아오면서 하나가 퇴화해 2개가 된 건데요. 이는 백악기 후기 티라노사우루스가 굉장히 진화한 모습이란 걸 알려주죠. 티라노사우루스가 어릴 때는 앞다리가 그렇게 짧지 않아요. 사냥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죠. 자라면서 몸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앞다리 길이가 짧아진 건데요. 짧은 만큼 공격당할 위험을 줄여 오히려 유리해졌을 가능성이 있어요. 앞발을 못 쓰게 된 대신 턱 힘이 강하게 발달합니다.”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와의 만남

스코티에 관한 본격적인 전시 설명은 정훈 연구원이 맡았어요. “공룡 중 최초로 이름 붙여진 건 영국에서 이빨·턱뼈 등의 화석이 발견된 ‘메갈로사우루스’예요. 거대한 도마뱀이라는 뜻이죠. 메갈로사우루스를 비롯해 지금까지 공룡이 얼마나 확인됐을까요?” 정 연구원의 질문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몇 가지 숫자를 댔지만 실제에는 못 미쳤습니다. “공룡은 중생대의 처음인 트라이아스기에 나타나 마지막 백악기와 함께 사라지기까지 1억6000만여 년 동안 지구를 호령해 흔히 중생대를 공룡의 시대라고 하죠. 정확히 몇 종이 살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초로 명명된 메갈로사우루스부터 지금까지 1000여 종의 공룡을 확인했답니다.”

정훈(뒷줄) 연구원이 스코티를 통해 티라노사우루스의 골반 모양에 대해 설명했다.

정훈(뒷줄) 연구원이 스코티를 통해 티라노사우루스의 골반 모양에 대해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티라노사우루스 중에서도 스타인 스코티는 1991년 발견돼 20여 년에 걸친 발굴·복원작업과 10년가량의 연구 끝에 2020년 지금까지 발견된 중 가장 큰 티라노사우루스임이 밝혀졌죠. “대퇴골 굵기로 추정한 스코티의 몸무게는 8870kg이에요. 한국 성인 남성 평균 몸무게가 74.2kg(2023년 기준)인데, 100명이 모여도 스코티 한 마리에 못 미치는 거죠. 스코티 이전에 가장 큰 티라노사우루스였던 수(Sue)의 경우 8.4t이에요.”
스코티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전시되기까지, 티라노사우루스의 외형은 계속 변해왔습니다. 정 연구원은 1905년 헨리 오즈번의 논문에 실린 최초 골격도부터 1919년 찰스 나이트의 복원도, 1946년 루돌프 F 잘링거의 벽화, 1988년 그레고리 S 폴의 작품 속 묘사, 2022년 애플TV 다큐멘터리 속 모습 등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유난히 배불뚝이처럼 그려진 티라노사우루스를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죠.

김도훈 학생기자가 시대별로 달라진 티라노사우루스의 외형 변천사를 살펴봤다.

김도훈 학생기자가 시대별로 달라진 티라노사우루스의 외형 변천사를 살펴봤다.

“가장 최신 복원도를 보면 머리 위치가 낮고 꼬리를 들어 거의 수평에 가까운 자세예요. 과거 생각했던 것처럼 꼬리를 끌고 다녔다면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발자국 화석을 연구해봐도 꼬리를 끈 흔적은 나오지 않았거든요. 커다란 머리와 비대한 몸을 지탱하기 위해 굵은 다리로 버티고 꼬리를 뒤로 쭉 뺀 자세로 다녔을 것으로 봅니다. 빨리 뛰기에는 체중을 감당할 수 없어 걸어 다녔을 텐데요. 워낙 크다 보니 걸어도 시속 30km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해요. 시속 30km면 느린 거 아닌가 싶은데, 손흥민 선수랑 비슷한 빠르기예요. 즉, 티라노사우루스가 작정하면 웬만한 사람은 피할 수 없겠죠.”
전시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신경혈관계와 뇌를 복원한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아래턱 표본과 함께 그려진 신경혈관계를 살핀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코티 머리 아래에 섰죠. “턱 아랫부분을 보면 구멍들이 보여요. 신경혈관이 지나간 자리죠. 이는 주둥이의 촉각이 예민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악어가 발달한 신경계로 물속 먹잇감을 찾고 알과 새끼를 관리하듯, 티라노사우루스도 그랬을 수 있어요.”

김지원 학생기자가 시대별로 달라진 티라노사우루스의 외형 변천사를 살펴봤다.

김지원 학생기자가 시대별로 달라진 티라노사우루스의 외형 변천사를 살펴봤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촉각뿐 아니라 후각도 뛰어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뇌 모형을 가리킨 정 연구원은 “공룡의 뇌를 감싼 구조를 뇌함이라고 하는데, 뇌함은 뇌와 모양이 거의 비슷해 뇌 구조를 CT촬영·3D프린팅을 통해 복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죠. “뇌 모형 앞부분이 후각망울이라고 냄새를 알아차리는 곳인데요. 사람의 경우 엄지손톱만 한데, 어때요. 훨씬 크죠? 그만큼 냄새를 잘 맡았을 거예요. 사냥개 정도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래쪽 노란 다발은 뇌신경인데, 여기서 시신경이 안구로 연결돼요. 티라노사우루스의 안구는 테니스공만 하고 눈구멍 두 개가 정면을 바라봐 물체 구분과 거리감 인식을 잘할 수 있었어요. 대략 6km 밖 사물도 구분할 수 있었을 거로 보이는데, 사람의 경우 1km 정도죠. 여기에 턱 힘이 대략 5톤 정도 충격량, 즉 아프리카코끼리 한 마리가 발등에 떨어지는 수준이에요. 그 힘과 날카로운 이빨로 단숨에 먹이를 꿰뚫어 뼈째 씹어 먹었을 겁니다.”
뛰어난 시각·후각으로 멀리 있는 먹잇감을 포착한 티라노사우루스는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일반적인 육식공룡과 티라노사우루스는 뒷발 구조가 조금 다릅니다. 뼈가 나란하지 않고, 하나가 쐐기처럼 박혀있는 모양새였죠. “지금 보는 쐐기형 뼈와 양옆 뼈가 발바닥을 이루는 중족골”이라고 한 정 연구원은 “중족골이 이런 모양을 한 덕분에 발이 받는 무게가 잘 분산됐을 것”이라고 덧붙였어요.

티라노사우루스의 독특한 뒷발을 관찰하는 김지우 학생기자.

티라노사우루스의 독특한 뒷발을 관찰하는 김지우 학생기자.

티라노사우루스의 다리뼈는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퇴골을 얇게 절단하면 나무의 나이테처럼 성장선을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나이를 추정할 수 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뼈 사진을 들여다보며 중간중간 어둡게 줄무늬로 나타나는 성장선을 확인했어요. 성장 속도에 따라 줄 간격도 다르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알아낸 스코티의 나이는 23세였죠.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나이 많은 티라노사우루스는 30세로 추정하는 트릭스예요.
“티라노사우루스는 어릴 때와 성장기, 성체 모습이 다 달라요. 13세까지 완만하게 자라다가 13~18세 때는 1년에 약 600kg씩 폭발적으로 성장해 6톤 이상의 거대한 몸이 되고, 번식이 가능해지죠. 유체와 성체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보니 사냥할 수 있는 먹이도 달랐고, 덕분에 같은 종 안에서 먹이 경쟁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도 티라노사우루스가 200만 년 동안 북미 최강의 자리에 있게 한 요인 중 하나죠.” 나잇대별 모형을 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어릴 땐 완전 다른 공룡 같다”며 놀라워했어요.
지우 학생기자가 “그럼 티라노사우루스의 수명은 30년 정도라고 보면 되는지” 물어봤죠. “지금까지 발견된 것으로는 그렇다”고 한 정 연구원은 “먹이가 되는 공룡도 30년 정도”라고 했어요. “스코티가 23세로 죽었다면 젊은 것 같은데, 사실 고령에 가까워요. 골다공증도 앓았죠. 꼬리뼈를 자세히 보면 물린 자국도 있는데, 어렸을 때 물렸을 수도 있고, 같은 티라노사우루스 혹은 다른 육식공룡과 싸웠을 수도 있어요.”

국립과천과학관 자연사관에선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육식공룡의 공격을 받은 에드몬토사우루스 화석을 볼 수 있다. 김지원(가운데) 학생기자가 화석에 남은 상처 부위를 가리켰다.

국립과천과학관 자연사관에선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육식공룡의 공격을 받은 에드몬토사우루스 화석을 볼 수 있다. 김지원(가운데) 학생기자가 화석에 남은 상처 부위를 가리켰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티라노사우루스에게 물렸어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할 수 있는 공룡을 보러 자연사관으로 잠시 걸음을 옮겼습니다. 여기엔 꼬리에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육식공룡에게 물렸다 아문 상처 자국이 있는 에드몬토사우루스가 있죠. “이 에드몬토사우루스는 운 좋게도 공격받았지만 살아남았어요. 먹혔다면 이렇게 온전한 몸의 화석이 아닌 똥으로 나왔겠죠. 복제품인 스코티와 달리 90%가 실제 화석으로, 자세히 보면 철심을 박거나 하지 않고 철골로 지탱해 최대한 보존하는 형태로 전시됐어요.”
신 연구사는 “이족보행을 한 티라노사우루스와 달리 에드몬토사우루스 골격을 보면 머리 위치가 더 낮고 앞발도 땅에 닿았다”며 “사족보행을 한 것”이라고 했죠. “그만큼 머리와 목의 위치가 낮아 공격하기 쉬운 거예요. 보면 크기가 꽤 크잖아요. 이 에드몬토사우루스 화석은 몸길이 12m인데 13m인 스코티와 크게 다르지 않죠. 이처럼 먹이가 되는 초식공룡이 커지면서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육식공룡도 몸집이 커집니다.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더 큰 초식공룡도 나타나요. 먹이활동을 하기 위해 큰 개체가 더 잘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체급 경쟁을 하며 몸집이 커지고 더 포악해진 거죠.”

티라노사우루스의 아래턱 신경 혈관계를 복원해보니 다른 공룡에 비해 주둥이의 촉각이 예민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티라노사우루스 ‘스탠’의 오른쪽 아래턱 복제 표본.

티라노사우루스의 아래턱 신경 혈관계를 복원해보니 다른 공룡에 비해 주둥이의 촉각이 예민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티라노사우루스 ‘스탠’의 오른쪽 아래턱 복제 표본.

이렇게 강력한 티라노사우루스도 멸종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약 6600만 년 전 지름이 약 10km에 달하는 거대 운석(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며 백악기 대멸종을 일으켰죠. 먼지구름으로 햇빛이 차단돼 지표가 차갑게 식으며 식물과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할 수 없게 돼 먹이사슬이 붕괴, 약 75%의 생물이 사라졌어요.
“분명히 엄청나게 많은 공룡이 지구에 살았을 텐데 왜 아주 적은 수의 화석만 발견되는지” 지우 학생기자가 궁금해하자 도훈 학생기자도 “공룡 연구는 발전하고 있는데 화석을 발굴하는 것은 왜 느린지, 더 빠른 방법은 없는지” 물었죠. 신 연구사는 “화석이 만들어지려면 조건이 있다”고 답했어요. “딱딱한 뼈가 있어야 하고 공기와 바로 차단돼야 하며 사체가 광물화되어야 하죠. 이런 조건이 다 맞아야 하는 데다 보통 화석은 큰 암석 사이에 끼어 눌린 상태로 발견돼요. 화석을 빨리 꺼내려 주변 암석을 막 깨버리면 화석도 부서지겠죠. 한 땀 한 땀 조심스럽게 작업할 수밖에 없어요. 스코티도 뼈와 암석을 전부 분리해 복원하는 데 20년 가까이 걸렸죠. 스코티의 경우 가장 먼저 발견된 척추뼈부터 몸 전체 골격의 65%가량 발견됐는데요. 중요한 머리·골반·허벅지 등이 다 나와서 거의 다 발견된 거나 다름없죠. 없는 부분은 다른 티라노사우루스의 골격 화석을 참고해 복원했습니다.”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와 만난 김지우·김지원·김도훈(왼쪽부터) 학생기자.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와 만난 김지우·김지원·김도훈(왼쪽부터) 학생기자.

지원 학생기자는 “어린 시절 공룡을 많이 좋아했지만 지금은 멀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계속 공룡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며 “우리나라에서 공룡 쪽으로 진로를 희망한다면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 알려달라고 했어요. 신 연구사는 “화석이 땅속에서 발견되니 어떤 땅에 묻혔을지 알기 위해 지질학을 먼저 배우고 고생물학·동생물학을 연구하는 식”이라며 “국내에는 발견되는 화석 수도 많지 않고 학교도 적어 보통 많이 발견되는 쪽으로 유학을 가거나 한다”고 했죠. “저도 어릴 때 공룡을 좋아했는데요. 공룡을 비롯해 과거의 동식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건 현재의 생물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공룡이 어떤 조건에서 번성했는지 알아내면 현재 비슷한 종에도 적용해 볼 수 있겠죠. 과거의 생물을 통해 현재의 생물을 좀 더 잘 이해할 수도 있고요. 여러분도 화석이 말해주고 있는 것에 한번 관심을 가져보세요.”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장소: 경기도 과천시 상하벌로 110 국립과천과학관 중앙홀 2층
기간: 8월 25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 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발권 마감 오후 4시 30분)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공룡에 관심이 많지 않아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는 상상 이상으로 대단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티라노사우루스로 인정할 만큼 얼굴과 턱의 크기 또한 어마어마했죠. 가장 신기한 점은 티라노사우루스에게 깃털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거였어요. 연구사 선생님께서 티라노사우루스의 성장과 나이를 추측하는 방법, 실제로 몇 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었는지 등 자세히 설명해주셨는데 티라노사우루스가 눈이 정말 좋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인상 깊었죠. 왜냐하면 몸집에 비해 작은 눈을 가지고 있어 시력이 나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스코티는 정말 멋있으니까 소중 독자 여러분도 한번 보러 가는 것을 추천해요.

-김도훈(충북 청주솔밭초 5) 학생기자

과천과학관에 들어서자마자 정면으로 2층에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가 보였어요. 바로 2층으로 올라가 가까이서 살펴봤죠. 책에서 보고 상상했던 것보다는 작다고도 느껴졌지만 머리 길이만 1.5m라는 말을 듣고 제 키와 같다는 사실이 놀라웠죠. 연구원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이 공룡은 23세까지 살았고 골다공증을 앓았다는데, 이렇게 오래된 생물의 화석만 보고도 나이와 생전에 앓았던 병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신기했어요. 스코티를 살펴본 뒤, 자연사관에서 티라노사우루스의 먹이가 됐을 법한 초식공룡도 봤어요. 뼈에 남은 육식공룡에 의해 다쳤다가 아문 상처의 흔적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공룡 화석은 신비롭고, 스코티는 한번은 꼭 볼만하니 소중 친구들도 스코티 전시를 보면 좋겠어요.
-김지우(서울 대치초 5) 학생기자

어릴 때부터 공룡을 좋아했고 책이나 영화도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과천과학관에 가서 스코티를 보니 왠지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는 공룡 그 자체가 좋았지만 이번 취재에선 공룡과 관련된 여러 가지, 오히려 공룡을 공룡답게 만들어주는 연구나 연구관계자들의 노고까지 느껴졌던 것 같아요. 공룡연구 200주년을 기념한 뜻깊은 전시를 둘러볼 수 있어 행복했고 앞으로 유의미한 공룡연구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지원(서울 월촌중 1) 학생기자

동행취재=김도훈(충북 청주솔밭초 5)·김지우(서울 대치초 5)·김지원(서울 월촌중 1)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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