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은 끔찍, 1000살처럼 보이긴 싫어"…쉰살 앞둔 '잇걸'의 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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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영화 행사장에 등장한 클로이 세비니. AP=연합뉴스

지난 3월 영화 행사장에 등장한 클로이 세비니. AP=연합뉴스

"잇 걸(it girl)"도 세월을 피해갈 수는 없다. 1990년대 패션계를 풍미한 배우, 클로에 세비니(49) 얘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그와의 인터뷰에서 "곧 50세가 되는 '잇 걸' 세비니에게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1999)로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아메리칸 사이코' 등의 영화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유의 자유로우면서도 독특한 패션감각으로 '잇 걸' 또는 '쿨 걸(cool girl)'로 불리며 디자이너로서도 활동 중이다.

세비니는 솔직한 발언으로도 유명한데, 나이 먹는 것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었다. 자신의 감정을 포장하거나 멋있어보이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나이 먹는 건 진짜 인간이 겪는 최악의 일 중 하나인 것 같고, 그중에서도 중년은 제일 끔찍하다"는 게 그가 NYT에 한 말이다. 그는 "젊은 게 더 좋은 건 당연하고, 차라리 우아하게 나이든 여성이 되는 게 더 쉽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우아하게 나이 먹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중년으로서의 정체성이 그에게 괴롭다는 의미였다. NYT는 "10대부터 '잇 걸'로 시대를 풍미한 세비니로서는 올 11월로 만 쉰이 되는 게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클로이 세비니가 등장한 뉴욕 매거진 커버. '뉴욕의 잇 걸'이란 헤드라인이 붙었다. 사진 클로이 세비니 인스타그램

클로이 세비니가 등장한 뉴욕 매거진 커버. '뉴욕의 잇 걸'이란 헤드라인이 붙었다. 사진 클로이 세비니 인스타그램

그러나 중년이라고 멋을 포기하진 않는다. 세비니는 오히려 자신의 향수 브랜드를 런칭하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정립해 나가려 애쓰는 중이다. 나이 먹는 걸 부정하거나 피하는 대신 자기 나잇대에 맞는 새로운 쿨함을 개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NYT에 "나이가 들면 더 뻔뻔해진다고는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다"며 "난 1000살 정도는 되어 보이는 사람처럼은 보이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클로이 세비니가 최근 올린 본인 사진. 사진 클로이 세비니 인스타그램

클로이 세비니가 최근 올린 본인 사진. 사진 클로이 세비니 인스타그램

곧 지천명이 되는 그는 갓 만 4세가 된 아들 반야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는 배니티 페어 잡지와의 지난 8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팬데믹 시절 아이를 낳은 건 불행한 시대에 찾아온 행복이었다"며 "아이를 어디든 함께 데려가려고 하지만, 역시 아이 때문에 (배우로서의) 나의 기회를 포기하고 싶진 않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어떤 배우들은 '아이 때문에 뉴욕에서 촬영하는 영화에만 출연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그들에게 일은 적게 들어온다"며 "난 그러고 싶진 않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남편은 시니샤 맥코빅으로, 뉴욕의 유명 갤러리 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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