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산자물가도 둔화…"연 1회 인하" Fed에도 시장은 "2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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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세가 꺾이면서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인하 횟수를 1회로 내다봤지만, 시장에선 2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한 데 이어 연일 물가 지표가 둔화세를 보이면서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5월 PPI가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고 밝혔다. 4월(2.3%)보다 둔화한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2%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생산자물가는 ‘도매물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하고 있다는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12일 발표된 지난달 CPI 상승률도 3.3%로 4월(3.4%)보다 낮아졌다.

이날 발표된 6월 1주차(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어난 것도 경기 둔화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24만2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3000건 늘었는데, 이는 10개월 만의 최대치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는 “고금리와 점진적인 수요 둔화 등이 기업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Fed는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단 입장이다.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은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최근 물가지표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로 안정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선 좀 더 좋은 지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Fed가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1회로 축소했지만, 시장에선 2회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두 물가지표(CPI‧PPI)가 떨어지면서 이달 말에 나올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세도 둔화할 거란 기대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5월 근원 PCE 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가 전월 대비 0.1~0.15% 상승하면서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이언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대료 상승 둔화, 임금 상승률 하락, 소매업체들의 이윤 감소 등을 볼 때 근원 PCE는 연준 예상보다 상승률이 낮을 것”이라며 “이는 연준이 9월에 처음 금리를 내리고 이후 추가 인하하는데 토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오는 9월 인하 확률을 60.5%로 일주일 전(46.6%)보다 키웠다. 1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23%‧0.34% 올라 4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미국 경제가 강한 모습을 보여온 만큼 인하 시점이 기대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투자은행 RBC는 “한 번의 데이터로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하향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인플레이션 완화가 지속되고 노동시장이 점진적으로 냉각되면서 12월에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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