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도 다한증 환자가 줄지 않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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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봉춘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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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을 맞았지만 다한증 환자들의 내원이 잦다. 신체의 교감 신경 이상으로 기온과 상관없이 많은 땀을 흘리는 다한증은 겨울에는 손과 발의 동상, 여름에는 탈수의 위험으로 치료 필요성이 커지지만 최근에는 봄철에도 환자가 줄지 않는다.

최봉춘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

그 이유는 학생들의 신학기와 입학, 회사마다 사원 공채가 한창이어서 증상이 심한 경우 치료를 미룰 수가 없어서다. 진료실에서 젊은 환자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시험지 OMR 카드 작성 시 번지거나 답안지 훼손, 신입 사원 선발 면접 시 땀이 흥건해 연달아 불합격하는 등 고충이 상당하다. 출근 시 문 앞에서 지문 확인이 안 돼 혼자만 비밀번호 방식으로 바꿨다는 환자도 있다.

또한 다른 계절 대비 비교적 땀에 견딜만한 봄에도 다한증 환자가 줄지 않는 건 기본적으로 환자 수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분명 다한증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더라도 다한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연간 1만6000명 이상이다. 의료계에서는 실제 환자 수가 이보다 10배 이상인 것으로 추산한다.

예전에는 땀을 많이 흘려도 아주 심하지 않으면 내원하지 않았지만, 점점 다한증을 치료하는 병원이 늘고 누구나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하면서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상당수 환자의 병원 선택에서 아쉬움을 느낀다. 아직은 다한증과 마취통증의학과를 잘 연계하지 못해서 “다한증도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치료하나요?”라고 반문하는 경우도 많다.

앞서 지적한 내용처럼 다한증은 신경 이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우리 몸에는 자율신경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곧바로 땀이 배출된다. 다한증은 이 교감신경이 너무나 쉽게 흥분하는 증상이다. 교감신경 활성도가 보통사람보다 굉장히 높다.

따라서 신경이 흥분해 땀이 나는 다한증은 단순하게 땀구멍을 막아서는 치료할 수 없다. 신경을 파악하고 다스려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다한증을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몸의 통증도 신경을 조절해 치료하는 것이니 마취통증의학과야말로 다한증 치료에 가장 전문적인 진료과목이다.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의 치료 방법으로는 크게 보톡스 주사와 고주파열응고술 등이 있다. 보톡스는 과도한 땀 분비가 있는 손·발·겨드랑이 등 국소 부위에 주사해 땀샘의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한다. 땀샘 기능을 떨어뜨려 땀이 나지 않게 하는 원리며 주사 치료인 만큼 쉽고 간단하다. 보톡스가 주름살만 펴는 것이 아니라 땀샘을 이완시켜 그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효과가 길지 못해 다한증이 심한 환자에게는 본격적인 시술이 더 적합하다.

하지만 보톡스가 유효 기간이 짧긴 해도 피부과에서 주는 연고와는 비할 바가 아니다. 약을 발라 땀을 안 나게 하는 것은 손을 씻거나 다시 땀이 나면 금세 약효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보톡스의 약효 기간은 6개월 정도 지속된다.

보톡스가 일시적이라면 내시경하고주파열응고술은 반영구적인 치료 효과를 낸다. 이는 몸에서 내려오는 교감신경을 차단해 얼굴과 손 다한증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시술에 필요한 시간도 짧아 환자는 당일 치료 또는 하루 입원 후에 퇴원할 수 있다. 아울러 기존의 다른 교감신경 절제술에 비해 교감신경을 일부분 보존해 부작용을 줄였다.

한편 고주파열응고술도 부작용이 없지는 않다. 간혹 시술받은 부위는 괜찮으나 땀이 나는 부위가 옮겨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를 보상성 다한증이라 하며 고주파열응고술을 하면 최소화할 수 있다.

다한증 문제는 땀으로 인한 고충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감이 떨어진 나머지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을 불러올 수 있다. 이쯤 되면 불편해도 참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느긋하게 참고 견딜만하다면, 약을 먹거나 바르든지 보톡스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즉 다한증으로 시술을 결정하는 것은 현재 상태보다는 환자의 마음이 기준이 된다.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아 신학기와 입학, 취업 등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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