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가세요? 관광주민증 챙기면 ‘통 큰 할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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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아시는지. 주민등록증 같은 신분증은 아니다. 요즘 국내여행 다닐 때 꼭 챙겨야 하는 일종의 ‘디지털 쿠폰 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22년 강원도 평창군과 충북 옥천군부터 관광주민증 발급을 시작했다. 6월 현재 34개 시·군, 800여 업체가 참여했으며 72만 건 이상 발급됐다. 지난달 30~31일 강원도 정선에서 관광주민증을 사용해봤다. 음료를 공짜로 주는 식당부터 입장료를 반값만 받는 정원까지, 혜택이 쏠쏠했다.

관광활성화 위해 인구감소지역서 발급

한반도 지형을 감상하며 하강하는 강원도 정선 아리힐스 짚와이어.

한반도 지형을 감상하며 하강하는 강원도 정선 아리힐스 짚와이어.

관광주민증 사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을 내려받고 회원 가입부터 해두자. 앱 안에서 디지털 관광주민증 항목을 선택한 뒤 내 거주지와 여행할 지역을 선택하면 끝이다. 여행지에서 각 업체의 매표소나 계산대에 설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할인이 적용된다.

6월 현재 34개 지역이 관광주민증을 발급한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89개 인구 감소 지역 중 심사를 통과한 지역이다. 이를테면 강원도에서도 인구가 많은 춘천·강릉은 참여 자격이 없다. 대신 정선·평창처럼 인구 감소가 심각한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통해 생활 인구 증가를 꾀한다. 부산에서는 영도구와 서구, 인천에서는 강화군만 참여했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발급하면 인구 감소 지역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는다. 현장에서 QR코드만 스캔하면 된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발급하면 인구 감소 지역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는다. 현장에서 QR코드만 스캔하면 된다.

정선군은 올 상반기 관광주민증 우수 지역으로 선정됐다. 주민 수(3만 3879명)보다 210%  많은 외지인이 관광주민증을 발급했다. 정선의 25개 참여 업체 가운데 ‘로미지안 가든’부터 가봤다. 매표소의 QR코드를 스캔했더니 입장료를 정선군민 가격(7000원)으로 받았다. 원래 어른 입장료는 평일 1만1000원, 주말 1만4000원이다. 가리왕산 해발 550m 자락에 들어앉은 로미지안 가든은 사설 ‘치유의 숲’이다. 중견 화학 기업인 엘베스트 그룹 손진익 회장이 천식을 앓던 아내를 위해 가꾼 33만㎡ 면적의 정원을 2020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자작나무숲, 금강송 군락지 등 여러 테마의 산책로가 매력적이다. 숲 치유, 싱잉볼 테라피 같은 체험은 20명 이상 단체 방문 시 신청할 수 있다.

케이블카·짚와이어 20~30% 할인

가리왕산 자락에 있는 ‘로미지안 가든’은 사설 치유의 숲이다. 자작나무 숲을 보는 방문객의 모습.

가리왕산 자락에 있는 ‘로미지안 가든’은 사설 치유의 숲이다. 자작나무 숲을 보는 방문객의 모습.

정선에서는 가리왕산 케이블카(30% 할인), 아리힐스(주중 한정 20% 할인)도 인기가 많다. 아리힐스 짚와이어는 명불허전이었다. 굽이치는 동강과 밤섬의 절경이 압도적이었고, 아시아 최대 시속(120㎞) 짚와이어답게 머리가 띵할 정도로 짜릿했다. 아리힐스 매표소 직원은 “젊은 여행객은 100% 관광주민증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차분하게 건강을 챙기는 체험도 있다. 정선 아리랑시장 옆에 자리한 기념품숍 ‘운기석9020’이 대표적이다. 정선 광산에서 채취한 나무무늬 돌 ‘운기석’으로 만든 기념품 매장 한편에 족욕장이 있다. 운기석과 아로마 오일, 각종 약재를 넣은 물에 발을 담그고 레몬차를 마시니 피로가 가시는 듯 했다. 로미지안 가든과 함께 한국관광공사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파크로쉬 리조트에서도 관광주민증을 썼다. ‘로쉬 카페(10% 할인)’에서 지역 농산물로 만든 샐러드와 파스타, 피자를 먹었다. 북평면의 장어 전문식당은 음료를 무료로 줬다. 1박 2일간 정선에서 관광주민증을 5번 사용했고, 덕분에 약 2만원을 절약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정선 말고도 통 큰 할인을 제공하는 지역이 많다. 이를테면 충북 단양의 한 패러글라이딩 업체는 체험비를 최대 10만원 깎아주고, 전남 신안 라마다호텔과 엘도라도리조트는 숙박비를 최대 60% 할인해준다. 문체부 박종택 관광정책국장은 “지자체·여행업계와 협업해 참여 업체를 늘리고, 관광주민증 이용객에게는 지역 행사 초청 등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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