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전면 휴진”에도, 의료계 “휴진율 높지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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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 회원들이 13일 국회 앞에서 의료계의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 회원들이 13일 국회 앞에서 의료계의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서울대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이 18일 전면 휴진하기로 했지만, 실제 진료 일정을 조정하는 움직임은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휴진율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일방적인 진료 예약 취소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빅5’ 병원에서 의대 교수들의 휴진이 공식 승인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병원 교수가 진료 일정을 조정하려면 연차와 보충진료계획서를 내는 등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휴진 불허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내부 전산 시스템에서 연가 결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전날(12일) 휴진 절차를 문의한 교수가 10명도 안 된다”며 “연가 신청을 해도 아마 (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아 휴진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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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부터, 연세대 의대 비대위는 2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을 결의했다. 이와 별도로 빅5 병원 등 주요 대형병원 교수들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18일 전면 휴진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에 따르면 소속된 40개 의대 가운데 31개 의대(12일 기준)가 의협 휴진에 참여하기로 했다.

의료계에선 “진료 조정이 어렵다 보니 휴진 결의는 선언적인 의미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분당서울대병원 노동조합에 이어 이날 세브란스병원 노조도 교수 집단행동으로 인한 진료 연기나 예약 취소 등의 업무를 일절 거부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 측은 진료 조정 관련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에서 취소 문자를 일괄적으로 보내주고 있다”며 “다음 예약까지 도와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교수의 불편을 줄이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 카페에선 “24일 (서울대병원에서) 초음파 검사 취소 문자를 받았다. 황당하다” “환자들은 예약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데 취소라니” 등과 같은 불만이 잇따랐다.

정부는 일방적인 예약 취소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미 예약이 된 환자에게 환자의 동의와 구체적인 치료계획 변경 없이 일방적으로 진료 예약을 취소하는 것은 의료법이 금지하는 진료 거부에 해당할 수 있다”며 “불법행위에는 엄정 대응하겠다. 환자가 아니라 의사가 ‘노쇼(예약 부도)’하면 안 되지 않겠나”고 했다.

의협은 이날 대한의학회·전의교협 등과 연석회의를 가진 뒤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있다면 휴진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늦어도 14일까지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 등과 같은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전국 130곳의 아동병원은 의협 휴진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의협 정신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저출산 상황에서 한 명 한 명의 아이가 소중한데, 하루라고는 하지만 방치하면 위중해질 아이가 많아 정상 진료한다”고 했다. 전날 전국 약 200곳의 분만 병의원이 속한 대한분만병의원협회도 정상 진료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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