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조작 방지·표적수사 금지…거야 ‘이재명 방탄’ 무더기 입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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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하자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용’ 법안을 대거 쏟아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은 국회 개원 2주 만에 수사기관을 압박하는 법을 6건 쏟아냈다. 특히 검찰이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한 지난 12일에는 ‘대장동 변호사’ 출신 의원들 주도로 ▶검찰수사 조작방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표적수사 금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피의사실 공표금지법 등 해당 사건을 염두에 둔 듯한 법안이 무더기로 제출됐다. 여기에 수사 검사 및 판사 탄핵과 입맛에 안 맞는 판검사를 고발할 수 있는 ‘법 왜곡죄’, 또 ‘판사 선출제’까지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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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건에서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변호한 이건태 의원 등 50인이 발의(12일)한 이른바 ‘표적수사 금지법’은 특정인을 처벌하려는 목적으로 범죄 혐의를 찾는 행위를 ‘표적수사’로 정의하고, 판사가 표적수사가 의심될 경우 영장을 기각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13일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해 “정치검찰이 표적수사를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서 정치 생명이 끝날 때까지 파지 않나”며 “이 법이 통과되면 대표적인 피해자 케이스로 이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 발의가 이 대표 엄호 목적임을 사실상 밝힌 것이다.

정 전 실장의 또 다른 변호인인 김동아 의원이 대표발의(12일)한 ‘검찰수사 조작방지법’은 대북 송금 사건을 겨냥했다. 해당 법안은 검찰이 교정시설 수용자를 검사실로 소환해 조사하는 관행을 깨고 직접 교정시설을 방문하도록 했다. 지난 7일 대북 송금 의혹 관련 1심에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찰청사 내에서 ‘술자리 진술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한 것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 의원, 대놓고 “표적수사 금지법 대상은 이재명·조국”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둘째)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둘째)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양부남 의원이 대표발의(12일)한 피의사실 공표금지법은 형사사건의 공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피의사실을 공표·유포·누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줄곧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지난 3일 이성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은 당 차원에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한민수 대변인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대부분의 의원이 지금 정치검찰이 야당 대표와 야당을 향해 가혹할 정도로 검찰권을 남용하는 것에 대해 제어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거로 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수사기관이 증거위조·진술압박 시 소추·송치한 혐의 법정형에 따라 처벌받도록 한 ‘수사기관 무고죄 처벌법’(형법 개정안·김용민 의원 대표발의), 상설특검법을 활성화하는 내용의 ‘특별검사 임명법’(주철현 의원 대표발의) 등도 입법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법안 발의뿐 아니라 이 전 부지사에 대한 1심 판결 후 민주당의 사법부에 대한 압박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을 반박했다. 이들은 “수원지법의 판결은 절차적으로 반인권적이었고, 실체적으로도 객관적 물증에 반하는 증거판단, 증거와 정황을 종합적으로 보지 않은 편파적인 사실인정, 설득력 없는 법리판단으로 일관된 검찰의 의견서를 그대로 수용한 편파적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대책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일곱 차례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대북 송금 사건 수사와 재판을 비판해 왔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특히 민주당은 최근 수사검사 탄핵에 이어 판사 탄핵도 거론하고 있다. 대책단장인 민형배 의원은 기자회견 후 백브리핑에서 이 전 부지사 1심 선고를 내린 신진우 수원지법 형사11부 부장판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퇴출당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 방법이 어떤 게 있을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신 판사를 비판하는 글을 공유한 뒤 “심판도 선출해야”라고 썼다. 당내에선 “미국 주 법원처럼 판사를 선거로 뽑는 ‘판사 선출제’를 염두에 둔 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용민 의원은 판검사가 법을 왜곡해 사건 당사자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들면 처벌하는 이른바 ‘법 왜곡죄법’(형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법부가 삼권분립을 흔드는 입법을 마구잡이로 쏟아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만 높여주는 하책”이라고 했다. 특히 장 교수는 판사 탄핵 등과 관련해 “판결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사를 탄핵하고, 아예 법 왜곡죄까지 만들겠다는 건 너무 속 보이는 짓 아닌가”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회를 ‘이재명 방탄용 로펌’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13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은 더 이상 수사검사에 대한 특검이나 탄핵 같은 민주당의 정치적 횡포를 보고 싶지 않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정상적 사법 절차에 정상적으로 성실히 임해 달라. 사법부도 신속한 재판을 통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대한민국 헌정 전체의 리스크로 증폭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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