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민생 에너지 3법’ 22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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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큼 양질의 전기를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나라도 드물다. 전기안정성을 보여주는 가구당 정전 시간을 보면 작년에 우리나라는 9분, 미국은 44분이나 됐다. 기업들도 요금은 걱정해도 전기 끊기는 것을 걱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럴지는 22대 국회에 달렸다.

민생 에너지 3법의 첫째는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특별법’이다. 전력망 부족은 이미 오래전에 예고된 것이다. 제11차 전기본실무안에서도 안정적인 전력수급은 발전자원의 확충보다 전력망 구축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유통망 없이는 어떤 경제활동도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는 전기생산은 지방, 소비는 수도권으로 이분화가 심하다.

용인 반도체단지에 가스발전을 넣는 것도 송전망이 부족한 탓이 크다. RE100(재생에너지 전기 100% 사용)도 송전망 부족이 장애요소다. 재생에너지는 2030년에는 지금의 4배인 120TWh(테라와트시)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송전망 없이는 재생에너지를 RE100에 쓸 수 없을 공산이 크다.

둘째는 ‘해상풍력 특별법’이다. 우리나라는 태양광 위주로 재생에너지 보급을 추진해왔다.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해외는 30% 수준인 것에 비해 9% 수준이라고 비난하지만, 태양광만 보면 세계수준에 달했다.

2022년 세계 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율은 수력 15%, 풍력 7.2%, 태양광 4.5%다. 우리나라는 수력 0.6%, 풍력 0.6%, 태양광 4.5%였다. 그러니 재생에너지를 늘리려면 풍력에 집중해야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다. 11차 전기본실무안은 2022년 2GW(기가와트) 수준의 풍력발전을 2038년에는 40GW로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풍력 특별법 없이 달성하기 어렵다.

끝으로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해결을 위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특별법’이다. 지난 40여년간 원전을 이용한 혜택의 부산물인 사용후핵연료는 고스란히 원전 내에 보관돼있다. 더 이상 둘 곳이 없어 2030년이면 운전정지를 맞을 수도 있다. 2030년 국가탄소배출감축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도 원전의 유지는 절대적이다. 원전이 무탄소 전원으로서 필수적이라는 것은 작년 12월 두바이에서 열렸던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도 거듭 확인됐다.

사용후핵연료의 해결은 과거 우리가 누렸던 혜택에 대해 그 책임을 다하자는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거의 합의에 달했으나 아쉽게 무산됐다. 부디 22대 국회는 정쟁보다 민생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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