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SK그룹 최대 경영전략회의…투자‧매각 등 사업 우선순위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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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최대 경영전략회의가 이달 말 열린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달 28, 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모여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를 열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할 전망이다.

매년 6월 열리는 이 회의는 SK그룹의 주요 연례 행사로 꼽힌다. 이때 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결정한 경영 전략 방향이 8월 이천포럼, 10월 CEO세미나, 연말 정례인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그룹 내 사업을 점검해 최적화하는 ‘리밸런싱’에 대한 관심이 많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연 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sudden death)를 언급했다. 이후 12월 기존 부회장단이 물러나고 최 의장을 중심으로 사업 조정 전략을 짜고 있다. 재계에선 SK그룹이 계열사 매각·합병 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사회적 가치(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사회적 가치(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이번 회의의 화두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정립해 최 회장이 계승·발전시킨 그룹 경영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로 알려졌다. 리밸런싱 추진을 위해서는 SKMS 실천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 의장도 그간 CEO 회의 때마다 SKMS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 리밸런싱의 틀이 짜일 것으로 보인다. SK㈜가 꾸린 그린 테스크포스(Green TF)는 이미 배터리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개선안을 논의해왔고 각 계열사도 해당 업황을 고려한 조정 방안을 준비해왔다. 각사는 기존 투자 계획 시행을 미루고 사업 우선 순위를 조정하고 있다. SK넥실릭스의 경우 지난해 7월 일본 도요타통상과 북미 지역에 동박 합작 공장을 짓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배터리 사업의 향방도 관심사다. SK그룹은 SK온을 중심을 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온은 최근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 7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때문에 SK온을 SK엔무브와 합병해 상장하고,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을 매각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온 수석부회장에서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최 회장이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모회사로, SK그룹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핵심 계열사다. SK그룹 에너지 분야의 지주사로,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등 9개 사업 자회사를 두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글로벌 영업 등 해외 시장 확대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최 회장의 이혼소송 관련 대응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그간 SK는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을 ‘개인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항소심에서 1조3808억원의 재산분할 등을 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이달 3일 오전 CEO 회의를 열고 그룹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SK㈜ 지분을 비롯해 계열사 지분을 일부 정리해야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최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약해져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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