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월급 과하게 주던 수상한 협회들…나랏돈 127억 빼먹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승윤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지원금 주요 부정수급 사건 및 집중신고기간 운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승윤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지원금 주요 부정수급 사건 및 집중신고기간 운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화학물질관리협회가 7년간 인건비 명목으로 39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2일 환경부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화학물질관리협회를 포함해 정부 지원 협회와 업체에서 약 127억원의 지원금을 횡령한 실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중 한국화학물질관리협회는 2016~2022년 직원들에게 과다한 인건비를 지급한 뒤 정해진 월 급여를 초과하는 금액을 별도 계좌로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약 27억원을 빼돌렸다.

직원들의 급여 명세서에는 "추가 지급된 돈을 되돌려달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으나, 감독 기관인 환경부는 돈이 새고 있는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협회는 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특정 사업에 직원들을 허위로 등록해 인건비 약 11억8000만원을 부당하게 챙겼다.

특히 이번 사안의 총책임자인 협회의 상근 부회장은 환경부 고위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 측은 협회의 상근부회장이 이번 사태를 사실상 묵인·방조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부회장을 포함한 간부 4명에게는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사건에 연루된 직원 2명에 대해서는 경고의 경징계를 하라고 협회에 요구했다.

이밖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정부지원금을 받는 한 업체는 3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권익위 조사 결과 이 업체는 물품 가격을 부풀리거나 실제 구입하지 않은 물품을 구매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등의 수법을 썼다.

산업부는 이 업체가 횡령한 연구개발비와 제재 부가금 약 64억원을 포함해 총 98억원을 국고로 환수 조치했다. 이를 주도한 업체 이사는 지난해 8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형을 받았다.

아울러 권익위는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바우처 서비스 이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도 발표했다. 점검 결과 2020년 이후 적발된 바우처 관련 부정수급은 약 2만8000건으로, 64개 지자체에서 약 222억원의 제재부가금이 부과되지 않았다. 국민권익위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제재 부가금을 부과할 것을 권고했다.

권익위는 정부 지원금 부정 수급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오는 7월까지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신고자는 신고 접수 단계부터 신고자의 신분과 비밀이 철저히 보장되고, 신고를 통해 공공기관의 직접적인 수입 회복 등이 발생하면 기여도에 따라 최대 30억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