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탄 은행 가계대출, 7개월만 최대 증가…"세심한 관리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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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은행 대출창구를 찾은 시민. 뉴스1

서울 시내 은행 대출창구를 찾은 시민. 뉴스1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확대를 타고 6조원 늘었다.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보다 세심한 가계대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2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전월 대비 6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월에는 1조7000억원 줄었지만, 4월 5조원 증가로 전환한 데 이어 두 달째 증가세를 키운 것이다. 증가 폭으로 보면 지난해 10월(6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크다. 대출 잔액은 1109조6000억원으로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가 5조7000억원,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 대출이 3000억원 각각 늘었다. 특히 주담대 증가 폭이 한 달 새 4조5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커진 게 가계대출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주택 거래 증가에 따른 자금 수요 지속, 은행 재원을 통한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디딤돌·버팀목) 공급 등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전세자금대출도 4월 보합세였지만 지난달엔 7000억원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 거래량은 올 1월 4만3000호에서 4월 5만8000호까지 늘었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 매매 거래 증가로 주담대 증가세가 어느 정도 지속하겠지만, 그 폭은 향후 급증하기보다는 4∼5월 수준에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도 전월보다 5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가계대출이 늘어났고, 제2금융권의 대출 감소세는 둔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1조원→-7000억원).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연합뉴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연합뉴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 주요국 중 최상위권인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세가 앞으로 더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지만 주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하반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커지고 있어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 3월 기준 0.37%로 2022년 3월(0.17%), 지난해 3월(0.31%)보다 높아졌다.

금융위는 이날 한은·금감원·은행연합회·5대 시중은행과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향후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선 전반적인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를 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긴장감을 갖고 가계대출 추이를 모니터링하면서 적기에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하반기에는 금융권과 함께 더욱 세심한 가계부채 관리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 대출 관행을 확립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 기업대출은 확대 흐름이 이어졌지만, 증가 폭은 4월 11조9000억원에서 지난달 6조9000억원으로 상당히 축소됐다. 특히 대기업 대출 증가 폭은 지난달 1조1000억원으로 4월(6조5000억원)보다 크게 후퇴했다. 4월의 배당금 지급 같은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운전자금 중심으로 둔화한 것이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 시설자금 수요 확대 등과 맞물려 증가 폭이 전월보다 커졌다(5조4000억원→5조8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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