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카카오 첫 데이터센터 공개, 정신아 “연내 카카오만의 AI 서비스 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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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5일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카카오톡을 비롯한 서비스들이 긴 시간 멈췄다. 내부에선 ‘1015 사태’라고 부른다. 우리에겐 트라우마지만, 철저히 원인을 분석하고 규명했다. 그 결과를 이 데이터센터에 반영했다.”

카카오가 경기도 안산시에 세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센터)을 언론에 처음 공개한 지난 11일, 정신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1년 8개월 전 ‘카카오톡 먹통 사태’의 상처를 극복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안전 조치를 더해 첫번째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성했다는 것. 정 대표는 “올해 안에 카카오에 맞는, 카카오 다운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시설에 적용된 안전 시스템과 데이터센터 설립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정 대표가 언론 공개 행사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발언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사진 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시설에 적용된 안전 시스템과 데이터센터 설립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정 대표가 언론 공개 행사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발언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사진 카카오

무슨 일이야

지난해 9월 준공된 센터는 연면적 4만 7378㎡ 규모다. 17층 아파트 높이 전산동에는 서버 12만대를 보관할 수 있다. 저장 가능 데이터 크기는 6EB(엑사바이트·64억4250만 기가바이트)다. 지난 1월부터 본격 가동돼 현재 1만대 이상의 서버가 자리 잡았고, 다음주부터 카카오톡을 포함한 여러 서비스 데이터를 센터에서 처리하게 된다. 정신아 대표는 “매 초마다 평균 4만5000건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발송되고 연결된 외부서비스를 더하면 초당 12만건의 (이용자) 호출이 발생한다. 센터는 이처럼 전 국민 일상에 녹아 있는 수많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2027~28년 가동을 목표로, 제2의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 부지를 물색 중이다.

이걸 알아야해

데이터센터가 멈추면, 서비스도 멈춘다. 데이터센터는 IT 서비스 회사 입장에선 심장이나 다름없다. 특히 센터 건립 도중 장기간 먹통 사태를 겪었던 카카오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 관련 부족한 부분을 원점 재검토하고, 준공 날까지 끊임 없이 시스템을 보완했다고 한다. 카카오가 고성능 인프라 설비나 첨단 기술 대신, “가장 안전한 데이터센터”란 수식어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센터는 실제 리히터 6.5 이상 지진을 견디는 원자력발전소급 내진설계, 초속 28m 강풍에 견딜 수 있는 구조, 홍수에 대비해 주변 지표면보다 1.8m 높게 위치한 바닥 등을 갖췄다. 위치 역시 해일을 피할 수 있는, 방조제로부터 18㎞ 떨어진 곳에 자리잡았다. 주 센터 외에 물리적으로 떨어진 최소 두 곳의 다른 센터에 데이터와 운영도구 사본을 만들고 실시간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이날 둘러본 센터 상황실에서는 대형 화면에 전기 사용량과 전력 충전 시스템 가동 현황, 냉각기 가동 상태 등이 여러 색깔 그래프를 통해 실시간으로 표시됐고 10여명의 직원들이 각각 화면을 지켜봤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전경.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로, 운영동과 전산동 두개의 건물로 분리돼 있다. 운영동 일부 공간은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학생들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전경.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로, 운영동과 전산동 두개의 건물로 분리돼 있다. 운영동 일부 공간은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학생들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화재와 정전 대비에는 특히 공을 들였다. 한번 불이 붙으면 끄기 어렵고 자칫 폭발로 이어질 수도 있는 배터리실의 경우 배터리가 쌓여있는 칸마다 위쪽에 빨간색 소화기를 설치했다. 여러 센서가 화재를 감지하면 배터리 전원을 차단하고, 방염천으로 화재 확산을 막고, 냉각수를 분사하는 등 소방서 출동 전 초기 진화를 시도한다. 카카오는 여기 적용된 4단계 화재 대응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특허까지 출원했다. 전력 공급이 중단됐을 땐 주전력의 100% 용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즉시 공급 받을 수 있는 예비 전력망도 갖췄다.

정신아의 카카오, 미래는

정신아 대표는 이날 데이터센터에서 카카오의 AI 서비스 개발 현황과 하반기 계획 등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애플이 최근 아이폰에 오픈AI의 기술을 활용한 기능을 탑재한다고 발표한 사실을 언급하며 “AI 시대엔 먼저 치고 나가는 곳이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닐 것 같다”며 “언어 모델 (기술 개발) 싸움에서 이제 사용자가 쓸 수 있는 의미 있는 서비스로 경쟁하는 게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I에서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건 우리 관계 기관과 이용자들에게 정말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말로만 하면 공허할 수 있으니, 자본시장 등에도 (결과물을) 보여주겠다. 올해 안에 카카오에 맞는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2층에 위치한 배터리실의 모습. 배터리가 쌓여있는 칸마다 빨간색 소화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2층에 위치한 배터리실의 모습. 배터리가 쌓여있는 칸마다 빨간색 소화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 카카오

경영 쇄신과 관련해선 “회사 위기 속에 대표가 됐고, 처음부터 쇄신이란 키워드가 따라 다녔다. 카카오 대표로서는 구성원 1000명을 만나며 문제의 근본 원인이 어디 있을까를 파헤치며 두세달을 보냈다. 거기에 맞게, 단기적으론 본질에 집중하고 성장 방향성에 맞춰 ‘원팀’으로 달릴 수 있게 조직 구조를 개편했다. 장기적인 과제는 이런 구조 속에서 프로세스와 문화까지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 관점에선 의사결정 체계의 쇄신을 위해 우리 체질에 맞는 리더를 선임하는 작업이 많이 이뤄졌다”며 “상반기가 ‘셋업’ 과정이었다면 하반기에는 좀 더 쇄신을 공고히 하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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