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어머니 “신속한 수사와 박정훈 전 수사단장 명예회복도 부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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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5차 공판 기자회견에서 대학생들이 박 대령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들고 있다. 뉴스1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5차 공판 기자회견에서 대학생들이 박 대령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들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1주기를 앞두고 해병대사령부에 2500여 자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수사를 촉구하면서 전 해병대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고 호소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12일 해병대사령부에 보낸 편지를 통해 “저희 아들 1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엄마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표현해야 살 것 같아 몇 글자 적어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채 상병 어머니는 장례 기간 중 함께 위로해 준 국민과 윤석열 대통령, 국가에 감사를 전했다.

이어 “저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남원과 서울 신사동에 있는 산부인과를 왕복 8시간 다니며 어렵게 가져 2003년 1월에 저희 아들을 출산했다”며 아들을 얻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유산 후 어렵게 얻은 아이라 더없이 행복했고 모든 게 새롭고 세상이 달라 보였다”고 했다.

그는 “그런 우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돼 저희는 모든 것이 무너졌고 멈춤이 되어 버렸다”며 “저희는 군대를 보냈는데 휴가 한번 나오지 못하고 5월 11일 수료식 때 부대 근처 펜션에서 점심식사 했던 것이 마지막 날이 되어 버렸다”고 했다. 이어 “누가 이 쓰라린 마음을 알까?”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너무나 안일하게 생각을 하고 투입을 시켜 화가 났지만,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건 수사가 잘 될 거라는 마음으로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며 “그런데 지지부진하고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용기를 내어 지금까지의 심정을 적어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월 19일이면 저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주기가 되어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고 엄마의 입장에서 염려가 되고 안타까울 뿐”이라며 “그날 물속에 투입을 시키지않아야 될 상황인데 투입을 지시했을 때 구명조끼는 왜 입히지 않은 채 실종자 수색을 하라고 지시를 했는지 지금도 의문이고 꼭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 아들은 아토피가 있어 수영도 못하고 해병대 훈련받을 때 몇 번 강습 받은 게 전부인 것으로 안다”며 “수영 여부를 확인했는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어머니는 “지금도 돌이켜 보면 끝까지 해병대 간다고 했을 때 말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며 “어떻게 얻은 아이이고 얼마나 자존감이 높은 아들이었는데 안일한 군 지휘관들의 행동으로 인해서 저의 아들이 희생되어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말 보고 싶고 체취를 느끼고 싶고, 식탁에 앉아 대면하며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모든 게 허망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며 “아직도 저희 아들이 이 세상 어디엔가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아 미친 사람처럼 살고 있고 저희는 죽은 힘을 다해 하루하루 사는 게 아니라 버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들은 너무 억울하게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별이 되었는데 진실이 24년도 초에는 밝혀질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진전이 없고 밝혀져야 할 부분은 마땅히 밝혀져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만 저도 저희 아들한테 현충원에 가면 할 말이 있고 잘했다는 말을 듣지 않겠느냐”고 했다.

채상 병 어머니는 “유속이 빠른 흙탕물 속에 들어가라는 누군가의 지시로 저희 아들이 희생됐으니 진실과 한 점의 의혹 없이 빠른 경찰수사가 종결되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그 진실이 밝혀져야 제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어머니는 “사랑스런 아들!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 볼 수 없음에 목이 메인다. 항상 전화 말미에 사랑한다는 말을 달고 살았던 아이 울 아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너무 그립다. 모든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고통 속에 사는 모습을 한 번이라고 생각해 보셨다면 저희 입장을 헤아려 주시고, 수사관계자분들도 많은 업무가 산적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투명하게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어 “국방부장관 등 관계당국에 감히 호소드린다. 저희 아들 사망사고를 조사하다 고통을 받고 계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하게 선처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또 장마철이 다가온다. 저희와 약속했던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수립해 다시는 우리 장병들에게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주고, 아들이 좋아했던 해병대로 다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희 아들 1주기 전에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진상이 규명되어 저희 아들 희생에 원인과 진실이 꼭 밝혀져서 저희 아들 희생에 대한 공방이 마무리되고, 이후에는 우리 아이만 추모하면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하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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