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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둘러싼 진짜 사법리스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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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식 기자 중앙일보 사회부장
정효식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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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대북송금 사법리스크’란 먹구름이 또다시 몰려오고 있다. 대장동은 예고편, 대북송금이 본편이란 말도 나온다. 검찰이 ‘지역 토착비리’라고 규정한 대장동과는 정치적 파장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북송금 검찰조작 특검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수사검사 탄핵 카드까지 야단법석이다. 이 대표는 대북송금 혐의로 기소되면 대장동 등 배임·뇌물 혐의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및 위증교사 사건에 이어 4개의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된다.

대북송금 파장, 대장동 능가 전망
21대 대선 전에 결론 날지 미지수
재판 지연이 정치판 최대 리스크

'공직선거법 재판 위증교사 혐의' 관련 공판 출석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모습. 이 대표는 대북송금 혐의로 기소되면 대장동 등 배임·뇌물 혐의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및 위증교사 사건에 이어 4개의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된다. 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재판 위증교사 혐의' 관련 공판 출석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모습. 이 대표는 대북송금 혐의로 기소되면 대장동 등 배임·뇌물 혐의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및 위증교사 사건에 이어 4개의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된다. 연합뉴스

대북송금 사건의 기본 얼개는 측근-민간업자들과 복잡하게 얽힌 대장동보다 비교적 구조가 단순하다. 지난 7일 1심 수원지법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판결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경기지사이던 2018년 9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서 제외되며 방북이 무산된 뒤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본인 방북 및 경기도 자체 대북사업 추진을 지시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10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방북해 김성혜 북한 조선아태위 실장을 만나 ‘경기도가 황해도 스마트팜 사업비로 5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검토 결과 경기도가 북한에 500만 달러를 지원하는 건 유엔 안보리 제재 등에 위반돼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 뒤 평소 친분이 있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대납을 요구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500만 달러를 먼저 대납했고 북한이 경기지사 방북시 의전비용 등 300만 달러를 또 요구하자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북한 정찰총국 대남공작원 출신 리호남 등에게 줬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 전 부지사와 공모해 제3자인 북한 조선노동당 대남정책 집행기구인 조선아태위 및 리호남에게 800만 달러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다. 외화를 세관 신고 없이 국외 밀반출한 혐의,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 없이 금융제재대상인 북한 조선노동당에 제공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함께 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이 전 지사측 김광민 변호사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이 전 지사측 김광민 변호사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뉴스1

향후 대북송금 리스크에서 유일한 쟁점은 이 대표가 2018년 6월 경기지사가 된 뒤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평화부지사’를 신설해 임명한 이화영 전 부지사와의 ‘공모’ 여부가 입증되느냐인 셈이다. 수원지법 1심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이란 중형을 선고하면서 김성태 전 회장이 800만 달러를 조선아태위 등에 대납했다는 기본적인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200만 달러는 경기지사의 방북 관련 북한 상부(조선노동당)에 전달된 사례금으로 보기 충분하다”고 판시까지 했다.

다만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2019년 7월과 12월 각각 “쌍방울 김성태가 대북사업을 하고 있어 지사님 방북 비용까지 비즈니스적으로 처리를 할 것이다” “김성태 전 회장이 돈도 100만~200만 달러를 보내는 등 일이 잘되는 것 같다. 내년 초에는 방북이 성사될 것 같다”며 두 차례 보고했다는 검찰 진술을 법정에서 부인한 게 재판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의 1심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경기지사에 스마트팜 비용 대납 등을 보고했는지 수차례 묻고 확인했다”며 “경기지사에 실제 보고했는지는 이 사건과 무관하지만 김 전 회장 행동(대납)의 동기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김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2019년 1월 중국 선양에서 열린 ‘쌍방울-북한 간 협약식’에 참석한 이 전 부지사로부터 휴대전화 보고를 받은 이 대표가 그 자리에서 “김 회장님 고맙습니다. 좋은 일 해줘서 감사합니다”고 김 전 회장과 직접 통화했다는 부분에 대한 판단도 남은 쟁점이다.

2019년 1월17일 이화영(오른쪽에서 두번째)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송명철(가운데)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 김성태(오른쪽 두번째)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오른쪽 첫번째)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과 만찬장에서 양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2019년 1월17일 이화영(오른쪽에서 두번째)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송명철(가운데)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 김성태(오른쪽 두번째)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오른쪽 첫번째)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과 만찬장에서 양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이 대표에 드리운 가장 큰 사법리스크는 이런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혐의 인정 여부가 아니라 재판 기간이다. 대법원 상고심 확정판결이 21대 대선 전까지 나올지에 대선 출마 자격이 달렸기 때문이다. 아직 995일이나 남았지만 정말 예측 불가다. 당장 이 대표는 대장동 1심 재판만 지난해 3월 22일부터 446일째 받고 있다. 2021년 11월 1일 대장동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김만배 등 민간업자들은 10일 현재 1심만 952일째 받고 있다. 2022년 상고심까지 걸린 전체 형사재판 평균 기간 586일을 훌쩍 넘겼다. 대한민국에 드리운 사법리스크는 결국 사법부 재판 지연이다. 그중에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헌법 84조 대통령 불소추특권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너무 길게 드리우고 있다. 이대로 가면 대통령 재임 중 불기소 특권을 당선 전에 기소된 형사재판까지 중단할 권리로 확장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