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다이버 워치의 아버지...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의 계속되는 진화 [더 하이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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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탄생 70주년을 맞은 ‘피프티 패덤즈(FIFTY FATHOMS)’. 블랑팡은 올해에도 이 정통 다이버 워치의 추가 모델을 공개하며 유구한 역사를 이어간다. 레드 골드와 티타늄으로 견고하게 만든 42㎜ 버전이 주인공이다.

2024 시계 특집 ④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 신모델 공개 #2007년 이후 45㎜였던 지름 42㎜로 #레드골드, 23등급 티타늄 두 가지 소재

1953년 탄생해 70여 년간 사랑을 받아온 다이버 워치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사진 블랑팡]

1953년 탄생해 70여 년간 사랑을 받아온 다이버 워치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사진 블랑팡]

70여 년의 긴 역사를 간직한 피프티 패덤즈 
1953년에 탄생한 피프티패덤즈는 워치 메이킹 역사에 전환점을 찍은 모델 중 하나다. 남은 다이빙 시간을 잴 수 있는 단방향 회전 베젤, 케이스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이중 밀폐 처리한 크라운 등 현재 다이빙 워치의 표준이 된 여러 장치를 도입한 시계이기 때문이다. 어두운 데에서 쉽게 시간을 볼 수 있는 야광 인덱스, 당시로는 쉽게 도전할 수 없던 100m 가량의 방수 성능도 갖췄다.

탄생 배경도 흥미롭다. 1950년대 초 블랑팡을 이끈 장-자크 피슈테르는 다이빙 중 산소 부족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산소통에 남은 공기량을 알 수 없어서였다. 아찔한 경험에서 살아 돌아온 그는 바로 시계 제작에 돌입한다. 그렇게 세상 빛을 본 시계가 바로 피프티패덤즈다.

1953년 오리지널 모델(왼쪽)과 2024년 새로 나온 지름 42mm의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 [사진 블랑팡]

1953년 오리지널 모델(왼쪽)과 2024년 새로 나온 지름 42mm의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 [사진 블랑팡]

21세기 들어 블랑팡은 피프티 패덤즈를 다시 한번 열풍의 주역으로 만들었다. 현재 블랑팡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A.하이예크가 전면에 나섰다. 다이빙 애호가인 그는 2007년 케이스 지름 45㎜의 피프티패덤즈 오토매틱 모델을 발표한다. 1953년의 오리지널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로, 옛 디자인 코드는 유지하되 성능 향상을 이끌었다. 다이빙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시계 성능을 무기 삼은 덕에 큰 성공을 거둔다.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인 칼리버 1315도 탑재됐다. 3개의 배럴(태엽통)을 직렬 형태로 두어 5일의 긴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는 시계의 심장이다. 참고로 이 무브먼트는 지금도 블랑팡의 대표 심장으로 활약한다. 지난해 피프티패덤즈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한정 모델 액트(Act) 1에도 탑재됐다.

해양 탐험가 로랑 발레스타(왼쪽)와 블랑팡의 최고 경영자 마크 A.하이예크. [사진 블랑팡]

해양 탐험가 로랑 발레스타(왼쪽)와 블랑팡의 최고 경영자 마크 A.하이예크. [사진 블랑팡]

현재 피프티 패덤즈는 대표 모델인 오토매틱을 비롯해 투르비용, 컴플리트 캘린더,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등 여러 기능을 갖춘 모델로 선보인다. 2013년부터는 오리지널 모델을 좀 더 모던하게 바꾼 피프티 패덤즈 바티스카프 라인업도 함께 선보인다.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 42㎜
그간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의 크기는 2007년 리뉴얼 작업을 거친 이후 줄곧 지름 45㎜였다. 올해 블랑팡은 무려 지름을 3㎜ 줄인 제품을 추가로 선보인다. 그 덕에 손목이 비교적 가는 사람도 이 컬렉션을 손목에 찰 수 있게 됐다. 두께도 14.3㎜로 종전보다 1.1㎜ 줄었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고 정교한 부품으로 이뤄진 시계 분야에서는 엄청난 변화다. 손목 위에 얹었을 때 그 차이를 더욱 잘 알 수 있다.

레드 골드를 사용한 피프티 패덤즈 42mm. [사진 블랑팡]

레드 골드를 사용한 피프티 패덤즈 42mm. [사진 블랑팡]

케이스 소재는 우아한 금빛을 발산하는 레드 골드와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23등급 티타늄 소재 두 가지다. 23등급 티타늄은 시계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2 또는 5등급보다 부식에 강하고 강도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볍고 피부에 자극이 적은 것도 이 소재의 장점이다. 피프티 패덤즈의 도드라진 디자인 코드인 단방향 회전 베젤은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만들었다. 다이빙 중 남은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고안한 장치인 만큼 눈금은 특수 야광 물질인 슈퍼 루미노바로 코팅처리 했다. 다이얼 위의 인덱스와 시곗바늘도 마찬가지다.

베젤과 인덱스, 시곗바늘에 야광 물질을 입혀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시간을 읽을 수 있다. [사진 블랑팡]

베젤과 인덱스, 시곗바늘에 야광 물질을 입혀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시간을 읽을 수 있다. [사진 블랑팡]

시계의 심장은 2007년 선보인 모델과 같은 칼리버 1315다. 설계부터 생산·조립·조정 모두 블랑팡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자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리콘 소재 밸런스 스프링을 사용했다. 스톱 세컨드 기능이 있어 초 단위까지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오토매틱 방식의 무브먼트 칼리버 1315. 블랑팡을 대표하는 시계의 심장이다. [사진 블랑팡]

오토매틱 방식의 무브먼트 칼리버 1315. 블랑팡을 대표하는 시계의 심장이다. [사진 블랑팡]

18캐럿 레드 골드로 만든 로터는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회전하며 에너지를 저장한다.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 42㎜는 소재, 다이얼 컬러(블루 또는 블랙), 스트랩(고무·나토·패브릭), 버클 종류에 따라 총 14가지로 나뉘어 선보인다. 메탈 브레이슬릿은 티타늄 소재만 나온다. 방수는 300m다. 전문 다이버 워치로 손색없는 성능이다.

다이얼 컬러와 케이스 소재, 스트랩 종류에 따라 총 14가지로 선보인다. [사진 블랑팡]

다이얼 컬러와 케이스 소재, 스트랩 종류에 따라 총 14가지로 선보인다. [사진 블랑팡]

케이스 옆면에 새긴 블랑팡 로고. [사진 블랑팡]

케이스 옆면에 새긴 블랑팡 로고. [사진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고향, 바다 보호를 향한 블랑팡의 노력
피프티 패덤즈가 큰 사랑을 받는 만큼 블랑팡은 해양 탐사 및 보전에 누구보다 열정을 보인다. 지난 20년간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라는 이름 아래 전 세계 해양 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쌓으며 여러 활동을 벌여온 것이다.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 [사진 블랑팡]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 [사진 블랑팡]

고래상어 보존 프로젝트(2003), 원시 해양 탐사 프로젝트인 프리스틴 씨즈(2011~2016), 해양 희귀 생물을 발견하고 보호하는 곰베싸 프로젝트(2013~현재)가 대표 활동으로, 이 이니셔티브를 통해 탐험가·사진가·과학자의 해양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 오염되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바다의 모습을 사진 혹은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공개해 보호의 필요성을 대중에게 알린다. 탐사를 마친 지역의 관할 정부와 단체에 보호 요청도 한다. 구체적인 성과도 있었다.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 발족 이래 전 세계 해양 보호 구역 표면이 400만㎢ 이상 추가 확대됐다.

해양 탐험 중인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 이니셔티브의 전문 다이버들. [사진 블랑팡]

해양 탐험 중인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 이니셔티브의 전문 다이버들. [사진 블랑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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