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금리 2년만에 경기 둔화 신호…9월 금리인하 기대 키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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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꺾일 줄 모르던 미국 경기가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제조업과 소비 지표에서 둔화세가 확인되면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오는 9월 첫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거란 기대감이 살아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4월 49.2와 로이터가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예측치 49.6을 모두 하회한데다 최근 두 달 연속 하락세다. PMI 지수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 밑돌면 위축을 의미한다.

네덜란드계 금융사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ISM 제조업 지수는 주문 감소·생산 둔화로 예상보다 크게 위축됐다”면서 “건설 경기도 예상보다 취약했는데 이는 통화정책이 제약적이며 경제활동에 제동을 걸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경기가 꺾인 데 이어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까지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4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개인소득과 실질 개인소비는 전월 대비 각각 0.1% 감소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력한 고금리 정책을 이어간 지 2년여 만에 경기 지표에서 경기 하강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인플레이션보다 더 걱정해야 할 것이 경기둔화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다시 Fed가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살아나고 있다. 4일 오후 5시 기준 CME 페드워치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52.6%로 보고 있다. 하루 전 41.7%를 가리키던 것에 비해 10.9%포인트 상승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것이 지표상으로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 Fed가 무조건 1회 이상은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ISM 제조업 PMI 발표 이후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0% 하락 마감했다. 경기가 둔화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지만,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이 이뤄질 경우 미국 기업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며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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