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노골적 방탄 특검…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뒤집기 나선 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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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 위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대북송금 검찰조작 특검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 위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대북송금 검찰조작 특검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1심 판결 나흘 전 ‘김성태 대북 송금’ 특검법 발의

이재명 대선의 걸림돌 될 당헌·당규도 손질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대북 송금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는 내용의 특검법안을 어제 발의했다. ‘김성태 대북 송금 사건’은 2018년 경기도가 북한에 약속한 스마트팜(지능형 농장) 사업 지원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쌍방울 측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요청으로 북측 인사에게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는 기소돼 각각 징역 3년6개월,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이 대표는 제3자 뇌물죄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 재판 결과에 따라 공범으로 엮여 있는 이 대표의 사법적 운명이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노골적인 방탄 특검법”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검찰이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을 대북 송금 사건으로 둔갑시키고 이화영 전 부지사를 회유 압박해 이재명 대표를 끌어들이려고 조작했다는 게 사건의 본질”이라며 “방탄과 상관없고, 검찰 허위 진술 강요 또는 회유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 법률”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술자리 회유’ 주장 등에 대해 검찰은 사실무근이라며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오히려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이 회유 의혹을 제기해 수사와 재판의 정당성을 흔들려 한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양측이 증거와 논리에 따라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게 중요하다.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 특히 판결(7일 1심 선고)을 나흘 앞두고 특검법이 발의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는 사법체계를 흔들고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우려스러운 행위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우선 발의한 민주당은 대북 송금 특검법 제출을 신호탄으로, 대장동 50억 클럽과 대장동 정치검찰 조작수사 특검법 등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벼른다.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다. 여론에 우호적이라고 판단되는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전면에 내세워 시선을 끈 다음 이 대표 사법리스크 뒤집기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추후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 법안을 거부한다면 거부한 대로 대통령실에 불통의 이미지를 덧씌울 수 있기에 이 대표로선 꽃놀이패를 쥔 것이나 다름없다.

민주당은 ‘대선 1년 전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도 예외를 두고, 부정부패에 연루돼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 정지 등의 당헌·당규 조항은 없애겠다고 한다. 이 대표의 대표직 연임 도전과 차기 대선 출마 일정, 사법리스크 등과 직결된 문제들이다. 대표의 대선 행보를 위해 당내 민주화와 혁신의 성과물을 허물겠다는 게 아니고 무엇인가. 정당 민주주의에 반하는 사당화 현상이 지금 이 거대 야당의 현실이다. 오만과 독주에 대한 민심의 심판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민주당만 잊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