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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바이든과 ‘3김 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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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태화 기자 중앙일보 특파원
강태화 워싱턴 특파원

강태화 워싱턴 특파원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가 스미소니언국립동물원이 게재한 영상에 등장해 “판다가 DC로 다시 돌아온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판다는 미·중 외교의 상징이다. 중국은 1972년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앞두고 처음으로 미국에 판다를 보냈다. 현재 이 동물원의 판다 우리는 비어있다. 양국 관계가 얼어붙으며 지난해 11월 판다 세 마리가 중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질 바이든 여사의 판다 복귀 선언은 대(對)중국 외교의 전면에 영부인이 직접 나섰음을 의미한다.

미국과 케냐 정상 부부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국빈만찬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케냐 정상 부부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국빈만찬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질 바이든 여사는 지난달 22일엔 백악관 브리핑을 했다. 국빈방문하는 케냐 정상에 대한 영접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브리핑에선 “손님이 떠날 때 내가 케냐를 방문했을 때 느꼈던 것과 같이 따뜻함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케냐를 단독 방문했다. 이번에 워싱턴에 도착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부부를 공항에서 영접한 것도 질 바이든 여사의 몫이었다.

질 바이든 여사는 대선 관련 인터뷰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선거의 쟁점인 고령 리스크에 대해선 “트럼프가 78세고, 조는 81세다. 이번 선거는 나이가 아닌 성격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쟁점인 낙태권과 관련해선 “올해 여성의 권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며 “우리는 민주주의와 혼돈 중에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도 그의 적극적 행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평가한다. 종종 공개 행보를 거의 하지 않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비교되기도 하지만, 두 영부인의 행적이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에서도 전·현직 대통령과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의 배우자들이 연일 주목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 같이 정치의 중심에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현 영부인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불거진 뒤 5개월간 잠행했다가 최근 공개행보를 재개했고, 전 영부인은 옷값 논란과 인도 순방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섰다. 거대 야당 대표의 배우자는 법카 유용과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제 막 개원한 22대 국회의 첫번째 쟁점은 이들 ‘3김 여사’와 관련한 특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가 사활을 걸고 상대 진영의 ‘김 여사’를 공격하는 사이에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의 리더십이 바뀔 수도 있다. 북한에선 언제든 화학무기로 대체될 수 있는 오물 풍선이 날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