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93)이 26세 연하로 러시아 생물학자 출신인 엘레나 주코바(67)와 5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2일(현지시간) CNN·BBC방송 등에 따르면 머독은 지난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벨에어에 있는 자신의 포도밭에서 주코바와 결혼식을 올리고 사진을 공개했다. 머독은 검은색 정장을 입었지만 흰 머리에 주름이 깊었다. 또 구두 대신 검은색 운동화를 신어 90대에 접어든 나이가 느껴졌다.
머독은 지난해 8월 세 번째 부인인 웬디 덩을 통해 주코바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주코바는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등에서 당뇨병을 연구한 분자 생물학자다. 전 남편 알렉산더 주코브는 구소련 말기에 모스크바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억만장자 에너지 투자가였다.
주코바는 또 러시아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장모였다. 주코바의 딸 다샤 주코바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전 구단주로도 유명한 아브라모비치와 2008~2017년까지 부부였다.
머독에겐 이번이 5번째 결혼이다. 그는 그동안 4차례 결혼을 해 아들 둘, 딸 넷 등 총 여섯명의 자녀를 뒀다. 호주 출신의 전직 승무원인 첫 번째 부인 패트리샤 부커와 1956년 결혼해 1967년 이혼했다. 이후 스코틀랜드 신문기자인 두 번째 부인 안나 머독 만과 1967년 결혼해 1999년까지 가장 긴 32년간의 결혼 생활을 유지했지만 남남이 됐다.
머독은 68세였던 지난 1999년 31세였던 중국계 미국인 기업가 웬디 덩과 세 번째 결혼했다. 이후 14년 후인 2013년 이혼했다. 그리고 2016년에 영국 록 밴드 '롤링 스톤스'의 보컬 믹 재거의 전 부인인 미 모델 출신 제리 홀과 네 번째 결혼했지만, 6년 만인 2022년에 갈라섰다.
호주 출신인 머독은 약 70년 동안 미국·영국·호주 3개국에 '미디어 제국'을 세우며 영미권 전역의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포스트와 영국 더선·타임스, 대형 출판사인 하퍼콜린스 등의 모회사인 뉴스코프와 폭스뉴스·폭스스포츠 등이 속한 폭스코퍼레이션 등을 보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97억7000만 달러(약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머독은 지난해 11월 뉴스코프와 폭스코퍼레이션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장남 라클런 머독(53)에게 경영권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