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갑자기 좀 부었네요" 우습게 여기다 급사할 수도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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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종으로 살피는 건강 이슈

부종(부기)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다. 혈관 안의 체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신체의 세포와 세포 사이에 과다하게 축적되는 현상이다.
신체가 전반적으로 붓거나 때때로 얼굴·눈·팔·다리처럼 특정 부위가 붓는 식이다. 대부분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지만, 때론 체질이 아닌 주요 장기 기능의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부종의 양상과 동반 증상, 기저 질환을 살펴 건강 문제를 확인하고 적절한 대응에 나서자.

정맥 질환

하지 부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하지 정맥의 이상이다. 크게 만성 정맥 부전증과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으로 구분한다. 다리가 반복해서 붓는 만성 정맥 부전증은 서 있는 상태에서 정맥의 혈액이 심장으로 계속 올라가지 못하고 순간순간 아래로 역류하는 현상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에 머무르는 혈액이 증가해 외관상 발목 주변의 피부가 탱탱하게 붓고 종아리가 터져 나갈 듯한 느낌을 받는다. 보통 자고 일어나면 증상이 나아지지만, 수년간 지속하면 2차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은 혈전 탓에 정맥이 막히면서 다리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붓는 경우다. 혈전은 피부 근처에 있는 표피 정맥에 발생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근육 속에 있는 심부정맥에 발생하면 다리가 갑자기 심하게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정맥에 달라붙어 있던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심장을 거쳐 폐로 가는 동맥을 막으면 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대전을지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최진호 교수는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은 항응고제를 복용하면 부종이 호전되고 재발과 만성화를 방지할 수 있다”며 “만성 정맥 부전증은 수술 가능한 역류증과 정맥류가 있다면 수술을 통한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사구체 질환

신장은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25% 정도가 신장을 지난다. 사구체는 꾸불꾸불 뭉쳐 있는 신장 조직의 혈관으로 신장 내 노폐물을 거르는 기능을 담당한다. 사구체신염·사구체경화증 같은 사구체 질환이 악화하면 몸의 노폐물과 수분이 잘 걸러지지 않는 상태가 된다.

사구체 질환이 있을 땐 소변에서 단백질이 검출된다. 정상인은 소변으로 혈액을 구성하는 단백질이 미량 나오지만, 사구체 질환자는 훨씬 많은 양의 단백질, 특히 알부민이 나온다. 소변에 피가 나오는 혈뇨도 나타날 수 있다. 물이 차 있는 변기에 소변을 보면 콜라처럼 암갈색 부분이 아래로 가라앉는 현상을 보인다. 이와 함께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부종이다. 주로 중력 탓에 혈액이 몰리는 부위에 더욱 심하게 나타나므로 저녁엔 다리 그중에서도 발목 주변, 아침 기상 시엔 얼굴, 특히 눈 주변이 잘 붓는다.

사구체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만성 콩팥병으로 악화할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진단할 수 있으므로 앞선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게 좋다.

심장 질환

심부전은 심장이 신체 조직이나 기관에서 필요한 혈액을 공급할 수 없는 상태다. 심장 질환의 마지막 단계로 본다. 급성으로 진행할 경우 몇 시간 또는 며칠 안에 급격하게 악화해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급성 심부전이 발생하면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 기침 증상을 유발하고 때론 식욕과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하지에 부종이 발생할 수 있는데 왼발, 오른발에 모두 생긴 경우 심부전일 가능성이 크다.

급성 심부전은 간·뇌·폐 등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과 증상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를 적용하고 산소를 투여하며 구조적인 문제일 땐 중재 시술이나 수술로 심장 기능의 회복을 기대한다.

림프계 질환

림프계는 조직 속의 노폐물을 수거해 정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혈관과 달리 말초부터 중심까지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순환한다. 림프액은 모세혈관의 얇은 벽을 통해 조직에 스며들고 소화관에서 받은 영양분을 각 조직에 공급한다. 조직에 있는 세균이나 암세포, 손상된 세포를 림프관을 통해 림프절로 보낸다.

림프절은 전신에 분포해 있는데 그중에서도 외부에 노출된 곳이나 연결 부위에 많다. 머리와 몸을 연결하는 목이나 팔과 몸이 연결된 겨드랑이, 다리와 몸이 연결된 사타구니가 대표적이다.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는 “림프절은 모세혈관의 수분 분포 균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몸에 발생하는 암세포가 퍼지는 것을 막는 면역 체계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림프구들의 움직이는 통로이기도 하다”며 “암세포가 퍼지면서 림프절을 막거나 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면서 퍼진 림프절을 제거하면 수분의 통로가 막혀 부종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림프액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팔다리에 극심한 부종을 일으키는데 심한 경우 코끼리처럼 퉁퉁 부어오른다. 이런 림프부종이 발생했을 땐 일단 물리치료를 하고 6개월 이상 해도 효과가 없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주로 팔이나 다리를 지나가는 림프관을 정맥과 연결해 막혀 있는 림프액이 빠져나가도록 유도한다.

부기 완화에 도움되는 생활습관

부종은 원인 질환 치료가 기본이다. 증상 완화를 위해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게 좋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붓는 사람도 부종을 악화하는 생활 행태를 교정함으로써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1. 저염식하고 칼륨 식품 섭취
짠 음식은 부종 악화의 주범이다. 혈액에 소금기가 많으면 체내 염분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수분을 끌어들여 부기를 유발한다. 체내 수분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저염식을 실천한다. 하루 소금 섭취량을 10g 미만으로 줄이고 해조류나 사과, 버섯, 콩 등 나트륨 배출에 도움되는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즐긴다.

2. 오래 서거나 앉을 땐 스트레칭
하지 부종을 예방하려면 장시간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있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가능한 한 30분마다 발목 돌리기, 발뒤꿈치 대고 발가락만 올리기, 다리 구부렸다가 펴기 같은 스트레칭을 수시로 해준다.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위치시키고 활동 중엔 하지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면 부기 완화에 도움된다.

3. 꾸준히 근력 운동하고 마사지
근력 운동을 하면 근육의 수축·이완 작용이 활발해져 림프액 순환을 돕는다. 전문가로부터 원하는 방향으로 림프액의 흐름을 유도하는 도수 림프 배출법을 배워 꾸준히 실천한다. 수술을 받은 후 부종이 온 경우라면 과도한 육체노동이나 장시간의 햇빛 노출, 급격한 기온·수온 변화 노출을 피하는 게 좋다.

4. 무리한 식이요법은 역효과
비만하면 혈액·림프계 순환에 어려움을 겪어 부종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체중을 감량한다. 지방과 나트륨이 적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꾸준히 운동한다. 이때 무리하게 식사량을 줄이면 몸에선 수분과 염분만이라도 쌓아두려는 시스템이 작동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5. 이뇨제 임의 복용은 금물
부기를 빼고자 임의로 이뇨제를 복용하는 행동은 위험하다. 과다·장기 복용하면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해 신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복용한다. 또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부신피질 호르몬제와 같은 약물은 부종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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