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종부세 폐지가 맞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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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2호 01면

여권발 종부세 폐지론

정부와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종합부동산세 폐지와 상속·증여세 완화를 포함한 전반적인 세제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31일 “징벌적 성격이 강한 종부세는 폐지가 맞는다고 본다”며 “야당이 종부세 폐지 검토에 나선 만큼 국회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연찬회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종부세의 근본적 개편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종부세를 단순 폐지할 수도 있고, 재산세 체계를 조금 변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정이 종부세 폐지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배경으로 최근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나온 종부세 완화 주장이 꼽힌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달 초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에 실제 거주한다면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강벨트를 지역구를 둔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종부세를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성역으로만 여기지 말아야 한다”(24일 고민정 의원)는 주장이 뒤따랐다. “종부세 관련해선 당내 논의가 불가피하다”(진성준 정책위의장)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서 종부세 완화론 나오자…당정은 ‘폐지’ 드라이브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종부세 완화 이슈를 띄운 것은 이재명 대표의 대선 플랜과 관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표는 종부세 과세 대상이 상대적으로 많은 한강벨트 서울 자치구 7개 전역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졌다.

여권은 민주당의 분위기에 올라타, “종부세 폐지·완화 논의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추 원내대표)고 말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여소야대 구도에서 세제 개편을 스스로 추진할 동력이 약하던 차에 민주당이 분위기를 띄워 부담을 덜었다”며 “이번 기회에 중산층에게 부담이 되거나 이중과세적 요소가 있는 세제는 손을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종부세가 2005년 도입 이래 민주당 정부의 대표적 부동산 정책으로 여겨졌고 지지층의 호응도 있었던 만큼, 민주당의 최근 움직임이 진심인지에 대해선 의구심도 있다. 추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진정성이 있다면, 흔히 말하는 대로 간 보기를 위해 던지고 논쟁하듯이 하면서 다시 역공으로 부자 감세를 들고나오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제안’으로 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한 배경이다.

당정은 종부세 폐지에 더해 상속·증여세 완화도 이참에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국민의힘 정책위는 “상속 세제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하는 국민적 요구가 높다”며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변경하고 대주주의 할증 과세를 폐지하는 한편, 상속세율은 주요 선진국의 사례를 감안해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 등을 정부와 추가 협의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구체적 안이 나오면 검토를 해볼 순 있다”면서도 “가뜩이나 세수 부족으로 허덕이면서 ‘부자 감세’란 모순적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세제 개편과 별도로 민생 입법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1박 2일 일정의 당 연찬회를 마치고 ▶저출생 대응 ▶민생 살리기 ▶미래산업 육성 ▶지역균형 발전 ▶의료개혁 등 5대 분야 31개 법안을 담은 이른바 ‘민생 공감 531 법안’을 22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발표한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도 국민의힘 1호 법안 패키지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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