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에 손 내민 민희진 "삐지지 말고 타협점 찾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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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2호 14면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임시주총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최기웅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임시주총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최기웅 기자

어도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게 된 민희진(45)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에 손을 내밀었다.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를 위한, 무엇을 얻기 위한 싸움인지 잘 모르겠다. 타협점이 잘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 후 마련됐다.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의혹을 들어 감사에 착수하고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으로 용산경찰서에 고발하자 지난달 25일 연 첫 기자회견 후 한 달여 만이다. 300여 명 가까운 취재진이 현장에 몰렸다.

민 대표는 유임됐지만 어도어의 기존 사내이사이자 민 대표의 측근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는 해임됐다. 대신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하이브 측 인사가 선임되면서,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와 하이브 각각 1대 3 구도로 재편됐다.

이런 상황에서 민 대표는 “현재 저의 1순위는 어도어 대표이사의 역할 수행이다. 어도어와 뉴진스의 이득이 최우선”이라며 다음 달 일본 데뷔 및 도쿄돔 팬 미팅, 연말 월드투어 등 뉴진스의 일정을 나열했다.

하이브는 전날 가처분 인용 결정이 나온 뒤 “추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로 보긴 어렵다”고 명시했는데, 전자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다.

이에 민 대표는 “회사는 친목을 위해 다니는 곳이 아니고, 경영인은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며 “다른 보이밴드가 5~7년 만에 낼 성과를 뉴진스를 통해 2년 만에 냈다.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하이브에 “펀치를 한 대씩 주고받았으니 이제 됐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삐지지 말자’”라며 타협을 제안했다.

민 대표는 “잘 되면 모두가 그 스타일을 따라 하는 식으로 K팝이 한 가지로 고착화돼선 안 된다”면서 “뉴진스와 저의 비전은 ‘그저 행복하게 살자’다”라고도 덧붙였다.

새 사내이사들이 어도어 경영에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그렇게 된다면 그분들이 어도어에 대한 배임이 되는 것이라 심각해질 수 있다. 하이브가 어도어를 발전시키고 뉴진스에 대한 비전이 있다면 협의하실 것”이라고 했다.

현재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진행 중인 민 대표의 배임 혐의에 대한 수사를 비롯해 하이브와 민 대표 간의 법적 쟁점은 아직 남아 있다.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하이브 측이 향후 민 대표 해임안에 대한 임시주총 개최를 재차 요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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