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혹행위의 대명사로 꼽자면 ‘원산폭격’이었다. 비속어가 연속하는 “대가리 박아” 대신 쓰기도 했지만, 사자성어처럼 점잖은 말이 아니다.
뒷짐 진 채 엎드려 머리를 바닥에 대는 모습이 한국전쟁 때 원산을 폭격하느라 급강하하던 폭격기 모습과 비슷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모든 체중을 받아내는 머리와 바닥 사이, 병뚜껑을 뒤집어 놓도록 한 경우도 있었으니 가혹을 몇 제곱한 셈이다. ‘한강철교’는 ‘엎드려뻗쳐’한 여럿이 다리를 뒷사람의 어깨에 걸쳐 놓아 ‘사람 다리’를 만드는 것. 팬티만 입고 장시간 서 있는 ‘팡파레’와 침상 밑으로 들어가는 ‘쥐잡기’ 등도 있었다.
강원도의 한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이 숨졌다. 군 당국이 1990년대 근절에 나서, 최소한 봉인이라도 돼 있을 것 같던 가혹행위 용어들이 이참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씁쓸하다.
“나 때는 다 그랬어” “나약해 빠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