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동거.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이의 관계다. 31일 KBS와 인터뷰에서 민 대표는 ‘원팀이 될 수 있냐’ 질문에 “맞춰나가야 한다”면서도 “맞춰보지 않은 상황에선 의미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민 대표는 법원이 그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당장의 해임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31일 주주총회에서 하이브는 민 대표를 제외한 다른 이사진을 교체했다. 민 대표의 측근을 해임하고 3명의 신규 이사진를 선임하면서 이사회는 1 대 3 구도가 됐다.
임시주총 이후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를 위한, 무엇을 얻기 위한 싸움인지 잘 모르겠다. 타협점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화해를 제안한 배경이다.
대표이사는 이사회를 통해 선임하기 때문에 이사진의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는 해임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민 대표와 새로 선임된 이사진이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런 상황에서 민 대표가 KBS 뉴스 인터뷰에서 “맞춰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다만 그는 “충분히 열심히 하실 수 있는 의향이 있으시다면 맞춰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팀이 되는 데중요한 건 새 이사진 의지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민 대표는 “(이사진 교체가) 제 입장에서도 아쉬운 상황”이라며 “완전히 정리된 상황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민 대표는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다 보면 새로운 국면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하이브와의 화해 가능성에 대해선 “재판에 승소해서 다음 스텝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브도 법원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배임이나 의혹에 대한 논란이 종결돼 (하이브에서) 다른 제스처가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법원이 민 대표가 낸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민 대표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이수균 변호사는 “법원의 취지는 해임·사임 사유가 없다는 것이지만 법적으로 이사들의 의결권 행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기 때문에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